"NFT, 가상자산법에 적용 안 돼"...내년 7월부터 시행

      2023.12.10 13:43   수정 : 2023.12.10 13: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체불가토큰(NFT)이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NFT는 주로 수집 목적 등으로 거래돼 가상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감독규정 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행령 등 제정안은 11일부터 내년 1월22일까지 입법예고를 실시하고, 이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내년 7월19일 시행될 예정이다.

■"NFT도 거래·서비스되면 코인으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서는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다.
게임머니, 전자화폐, 전자등록주식, 전자선하증권 등을 가상자산에서 제외했는데, 시행령·감독규정에서는 NFT를 제외대상에 추가했다.

NFT가 주로 수집 목적 등으로 거래돼 보유자·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가 제한적이므로 제외 대상으로 보는게 맞다는 결론이다. 다만 NFT는 명칭이 NFT라고 하더라도 대량으로 발행돼 상호간에 대체 가능한 방식으로 거래되거나 특정 재화나 서비스 지급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가상자산 범위에 포함된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NFT가 원래 목적으로만 쓰이면 가상자산으로 보지 않고 제외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례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추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되는 예금 토큰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건 마찬가지다. 실질이 예금이라 예금에 대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예치금 관리는 '은행만'...지갑 보관은 80%
시행령, 감독규정에서는 예치금 관리기관 범위와 관리방법, 콜드월렛(온라인 분리 지갑) 보관비율,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기준 등도 담겼다.

우선 이용자 예치금의 경우 관리기관이 은행에 한정된다. 공신력과 안정성, 현행 예치금 운영체계 등을 고려했을 때 은행만한 곳이 없다는 판단이다.

또 이용자 가상자산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진다. 현행 70%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매월 이용자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고 그 중 80% 이상이 콜드월렛에 보관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해킹, 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공제에 가입해야 하는데 보상한도 또는 준비금 적립금은 핫월렛(온라인 연결 지갑)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가 기준이다. 핫월렛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해킹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핫월렛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5% 이상을 보상한도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금액은 매달마다 산정하고 다음 영업일까지 보상한도 상향 또는 추가 적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다만 특금법에 따라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운영하는 원화마켓 거래소는 최소 30억원, 코인마켓 거래소와 지갑·보관업자 등은 최소 5억원 이상을 보상한도로 한다.

■불공정거래 발견되면 자본시장법으로
미공개 중요정보가 공개돼 내부자거래가 가능한 시점은 가상자산 시장 특성에 맞게 규정된다. 자본시장법에서는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 중요정보가 공개되고 3시간이 경과하면 해당 정보가 공개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이런 공시 체계가 없어서 상황별로 나눠 보기로 했다.

이를테면 거래소가 중요정보를 공개하면 6시간이 지났을 때 해당 정보를 공개된 것으로 보고, 오후 6시가 지난 시점에 공개되면 다음날 오전 9시를 경과한 때 공개된 것으로 본다.

가상자산 발행자 등이 가상자산 백서를 공개한 경우 하루가 지났을 때 공개됐다고 본다. 이때 해당 인터넷 홈페이지 등은 불특정 다수인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최근 6개월간 가상자산에 대한 중요정보가 지속적으로 게재된 경우 인정된다.

이밖에도 이용자 예치금과 가상자산 입·출금 차단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위반시 손해 배상 대상이다. 하지만 전산 장애, 법원·수사기관·국세청·금융당국 등 요청, 해킹 등 사고 발생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해 예외적으로 입·출금 차단이 가능해진다.

전 단장은 "테나·루나 사태 같은 경우 (입·출금을 차단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뜯어봐야 한다"면서도 "금융위가 요청하는 경우도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불공정거래행위 혐의가 발견되면 자본시장법 체계와 동일하게 금융위 의결을 거쳐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 처분 결과가 나왔을 때 과징금 부과를 원칙으로 삼았다.

fair@fnnews.com 한영준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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