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메시 제치고 ‘최고 몸값’… 다저스와 10년 7억弗 도장
2023.12.10 18:12
수정 : 2023.12.10 18:35기사원문
경악과 충격이 오가는 하루였다. 오타니 쇼헤이(29)가 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20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면서 전 세계 프로스포츠 계약 역사까지 송두리채 뒤엎어버렸다.
오타니는 MLB는 물론, 북미 스포츠를 넘어 전 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의 계약을 성사한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으로 2024시즌엔 지명타자로만 나서는데, 정규리그 162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경기당 5억7000만원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당 5차례 정도 타석에 들어선다고 봤을 때 한 타석당 1억1000만원을 받는 셈이다. KBO리그 2023시즌 평균 연봉은 1억4648만원으로, 오타니는 한 타석에 들어서면 국내 프로야구 평균 연봉 수준의 금액을 수령한다. 다만, 오타니는 2025시즌부터는 투타 겸업을 할 수 있다. 몸값을 투수와 타자, 절반으로 나눈다고 가정하면 1개의 공을 던질 때마다 1850만원을, 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7287만원을 다저스가 지불하는 셈이다.
오타니의 몸값은 몇몇 구단의 운영비에 버금간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봉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1년 급여를 초과한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받을 연봉을 1년 반 정도 모으면 KBO리그 인기 구단을 인수할 수도 있다. 신세계그룹이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할 때 치른 대금은 총 1352억원이었다. 또 오타니 몸값이면 국내 신축 야구장을 5개 정도 지을 수 있다. MLB급이라고 꼽히는 경남 창원NC파크는 1270억원, 국내 유일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엔 1950억원이 투입됐다. 한국 선수 최고 몸값은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기간 7년, 1억30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추신수(현 SSG 랜더스)다. 오타니의 몸값은 추신수보다 총액 기준 5배, 연평균 3.7배 이상 많다.
다저스는 2020년 외야수 무키 베츠(31)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한 뒤 12년 3억6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MLB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다저스가 아직 지갑을 닫지 않았다는 점이다. 추가 전력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 다저스를 소유한 구겐하임 베이스볼 매니지먼트는 2013년 1월 타임 워너 케이블사와 25년 83억5000만달러의 중계권료 계약을 맺었다. 실탄은 충분하다. 거기에 오타니가 연봉 상당 부분을 지불 유예한 덕에 다저스는 FA 투수 최대어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야마모토 또한 역대 4위급인 3억달러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한편, 오타니와 LA 다저스는 내년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와 MLB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1호 홈런이 고척돔에서 터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