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소기업 중동 관문 역할 '두바이GBC'를 가다

      2023.12.11 14:14   수정 : 2023.12.11 14:14기사원문






【두바이(UAE)=강재웅 기자】아랍에미리트(UAE) 7개 국가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셰이크 자예드 로드. UAE 초대 왕 이름을 딴 이 고속도로를 지난 8일(현지시간) 두바이 시내에서 UAE 수도인 아부다비 방향으로 30분간 달렸다. 오른쪽에 '제벨 알리 프리존(Jafza, Jebel Ali Freezone)'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존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제자유구역과 같은 곳으로 '버즈 알 아랍'을 비롯해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제이라', '팜 제벨 알리' 등 명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중동 최대 인공항구와 아부다비와 인접해 있다. 지리점 위치 탓인지 전세계 물동량 10위를 차지할 만큼 교역이 활달한 곳이다.

자프자(Jafza)는 UAE에 설치된 50여개 프리존 중 하나이며 여기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두바이GBC가 1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독립사무실 6개, 공유오피스 28석 등을 갖추고 국내 기업들을 중동 진출을 돕는다. 중진공이 운영중인 두바이GBC는 전세계 13개국, 21곳에 있는 글로벌 GBC 중 하나다.


제2의 중동 붐으로 방문기업 늘어

안병두 두바이GBC 소장은 "제2의 중동 붐이 불면서 중동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면서 방문 기업도 100개에 달한다"며 "중동 국가들은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있어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비용과 장소는 물론 현지 에이전트 연결 등을 지원하며 중동 진출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바이 GBC에는 6월말 기준으로 11개 국내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15개 기업까지 입주할 수 있도록 확장도 마쳤다. 지리적 위치 뿐 아니라 중동 진출에 유리한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어 두바이GBC 입주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안 소장은 "한국 중소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지원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기업선발→에이전트 매칭→제품인증 및 제품개선→마케팅 지원 등을 순차적으로 돕는다"고 설명했다.

두바이 진출에 애를 먹는 것은 사업자등록과 제품 인증이다. 중동 국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고 국내 사정과 조건이 다르다 보니 상당수 초기 기업진출 기업들은 애를 먹었다.

우선 UAE 현지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사업자등록과 제품인증이 필수다. 하지만 법인을 설립하는데는 3개월 이상의 시간과 30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제품인증도 1개를 받는데 약 200만원이 드는 등 애로가 많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피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에이전트사와 판매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에이전트사가 독점권을 요구하는 등 국내 기업에 불리한 조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두바이GBC서 초기 진입장벽 낮춰

두바이GBC에 입주한 기업인은 "같은 화장품이라도 어느 경우에는 모든 성분을 제시해라 또는 약사와 냉동 창고 등이 갖춰야 한다는 등의 까다로운 인증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를 봤다"며 "이런 절차를 모르고 시작했으면 인증을 받기 위해 2년 넘게 허비할 것을 두바이GBC에서 알려줘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GBC의 이같은 노력에 수출 실적도 증가추세다. 현지화 프로그램을 포함한 두바이GBC는 2019년 이후 주춤했던 수출 실적이 2020년 1017억4000만, 2021년 1683억3000만달러, 2022년 2125억6000만 달러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두바이GBC 입주사인 차바오에프앤씨 박홍주 수석매니저는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도 진입 장벽이 워낙 높다보니 혼자서 문을 두드리기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GBC는 입주 3~4년간 고정비와 간접비를 줄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귀띔했다.

두바이GBC는 보증금 500만원에 1년차 기준으로 매달 사무실 면적에 따라 한화로 10만~40만원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독립사무실, 공유오피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는 공간은 최대 4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두바이GBC는 지금까지 40여 개의 졸업기업을 배출했다.


안 소장은 "두바이 GBC는 18년간 자리잡고 있으면 행정 절차 등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 기관이다 보니 입주기업은 입주 자체만으로 검증받은 것으로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중동 진출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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