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아들 잃은 母 역할, 냉담한 모성애 위해 10㎏ 감량" ①
2023.12.11 12:58
수정 : 2023.12.11 12:58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정은이 스릴러 '운수 오진 날'로 안방을 찾아왔다. 지난 11월24일 파트1이, 지난 8일 파트2가 각각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목포행 손님(유연석 분)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시리즈다.
극 중 이정은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영화 '기생충'(2019)을 비롯해 '미스터 션샤인'(2019) '눈이 부시게'(2019) '타인은 지옥이다'(2019) '동백꽃 필 무렵'(2019) '소년심판'(2022) '우리들의 블루스'(2022) '욘더'(2022) '미씽: 그들이 있었다2'(2022)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등 대표작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운수 오진 날'을 통해 이전에 보여준 적 없던 능동적인 엄마의 모습으로 살인마 추격에 나서는 모습으로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운수 오진 날'에 대한 반응을 찾아봤나.
▶파트1 나왔을 때 찾아봤다. 저는 제가 한 작품에 대해 모니터를 한다. 시청자 분들이 '고구마인데 어떻게 했냐'고 하시더라.(웃음) 잔인하다는 얘기는 '타인은 지옥이다' 할 때도 그런 얘기가 많았지만 흥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잔인함, 고구마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지 않을까 했고, 파트2도 잘 봐주셨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고구마'를 느낀 부분이 있었나.
▶제가 성격이 직진형이다.(웃음) 예를 들어 극 중에서 담을 넘어간다 하면 쉽게 넘을 수 있는 담이었는데 감독님께서는 시청자들이 볼 때 힘들게 넘어가는 엄마의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시더라. 마음은 있으나 육체의 고통이 따르는 캐릭터였다.(웃음)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통쾌한 결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피해자 가족들 인터뷰나 녹음을 찾아봤는데 우리나라에서 피해를 입었던 사람이 복수하는 확률이 낮다더라. 유족분들의 감정적 해소가 잘 안 되는 거다. 피해자가 테러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감독님도 화끈하게, 사람들이 시원할 정도의 복수를 그릴 수 있겠지만 초반에는 이야기가 현실적이다. 꿈같은 현실을 만들지 않았더라.
-파트1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분량은 고민이 안 됐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 역할이 아버지 쪽 역할로 쓰여 있다는 걸 눈치챘다. 대사를 보면서 이때까지 희생을 당한 어머니들의 대사 톤이 아닌 것 같더라. 극 중 순규는 범인을 직접 찾아가려 하고 뒷조사, 돈거래도 한다. 냉정하고 대담한 부분에 끌려서 분량 생각하지 않고 풀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덥석 했다. 보통 엄마들과 달리 직접 나선다는 점에서 속도는 느리지만 저한테는 와닿았다.
-캐릭터를 위해 고민한 점은.
▶제가 부기가 한참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체중도 줄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피해 입은 상태에서의 감정적 소모가 외부적으로 표현돼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생각을 했다. 영화 '쓰리빌보드'의 건조한, 메마른 느낌을 같이 만들어보자 하셨는데, 제가 이성민 선배보다 나이 더 들어보이지 않았나.(웃음) 등장하는데 조명도 안 비쳐주더라. 하지만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웃음)
-어떻게 감량했나.
▶4개월 정도 꾸준히 식단 조절하면서 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끝 무렵 쯤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10kg 이상 감량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하고 비교해보시면 된다.(웃음) 살은 건강하게 뺐다. 운동도 했다. 출연료라는 게 참 좋더라.(웃음) 식단 조절 카운슬링도 받았다.
-모성애 연기에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냉담함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순규는 감정적인 호소를 할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내 아이를 피해 입힌 사람의 물적 증거를 직접 찾아야 했다. 내가 만약 이런 일을 겪었을 때 어디서부터 접근할까, 그것이 막혔을 때 과연 우린 어떻게 움직였을까 생각해봤다. (연쇄살인마를) 죽인다는 것보다, 위협적인 인물을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게 목적이지 않았을까 했다. 감정적이기 보다 냉담하게 추적하고 쫓아가려고 했다. 제가 행여나 샤우팅을 하면 감독님께서 눌러주셨다.
-추격신 촬영 소감은.
▶이런 장면을 좋아한다.(웃음) 이런 장면이 많으면 좋은데 뒤에 가서는 차 액션 이런 건 위험 부담이 많지만 또 점점 익숙해지더라. 앞으로는 이런 장르에서 좀 더 과감한 액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캐릭터가 죽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저는 순규의 결말이 한국 실정에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액션에 대한 동경도 분명 있지만 과연 몇 명의 희생 가족의 사람들이 그렇게 과감하게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렇게 되면 너무 영웅적인 이야기다. 저는 파트2를 보면서 이성민 선배가 어떻게 해갈지 그런 기대감으로 봤다. 저는 작품을 넘겨줄 때 희열도 있더라. 그래서 제가 10부에 잠깐 등장할 때 묘한 여운이 남지 않았을까 싶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