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최근 접촉사고 뺑소니범 직접 잡아…CCTV 6시간 뒤졌다" ③

이정은 / 티빙

이정은 / 티빙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정은이 스릴러 '운수 오진 날'로 안방을 찾아왔다. 지난 11월24일 파트1이, 지난 8일 파트2가 각각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목포행 손님(유연석 분)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시리즈다.

극 중 이정은은 아들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 역을 맡았다.

황순규는 자신의 아들 남윤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진범이 금혁수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경찰에 알리고 필사의 추적을 벌이는 인물로, 아들을 잃은 엄마의 깊은 모성애를 보여줘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파트1 엔딩에서 금혁수의 진짜 정체를 간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 파트2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이정은은 영화 '기생충'(2019)을 비롯해 '미스터 션샤인'(2019) '눈이 부시게'(2019) '타인은 지옥이다'(2019) '동백꽃 필 무렵'(2019) '소년심판'(2022) '우리들의 블루스'(2022) '욘더'(2022) '미씽: 그들이 있었다2'(2022)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등 대표작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운수 오진 날'을 통해 이전에 보여준 적 없던 능동적인 엄마의 모습으로 살인마 추격에 나서는 모습으로 또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접촉 사고를 당한 뒤 뺑소니범을 직접 잡았다 고백했는데.

▶최근에 접촉 사고가 있어서 뺑소니를 당한 거다. 화가 더 났던 이유는 접촉 사고를 당해서 수리를 마치고 온 날 똑같이 사고가 또 나서 앞이 또 다 찌그려져서였다. 저는 그때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경찰서에 전화해서 알아보는데 물증이 필요하다는데 증거를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더라. 그래서 순규처럼 추적해서 잡았다.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르다 생각했는데 집요한 구석이 있더라. 6시간동안 CCTV를 뒤졌다.(웃음) 그분들도 체계가 중요하지만 내 마음이 급하니까 직접 찾아보게 됐다. 찾아낸 그분과는 합의금으로 끝냈다. 지나고 보니 '순규에게 배운 거 아니야?' 했다.(웃음)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바가 있었나.

▶안방에서는 내가 입은 피해를 볼 때, 내 피해가 아니라 떨어져서 보게 된다. 장르물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건, 내게도 닥칠 수 있는 경각심 정도를 생각했다. 하지만 파급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작품을 볼 때도 고민이 되더라. 제가 종교를 갖고 있는 입장에서 사적 제제까지 가는 일이 사회에서 계속 일어난다면 얼마나 더 잔인해질 것인가에 대해 의문도 든다. 오택도 자기 일이 아닐 때는 떨어져서 봤지만 대입이 된 후에는 달라진다. 그런 이기주의적인 모습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번 역할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해소됐는지.

▶이번 캐릭터는 남성에게 봐왔던 역할로 변화를 시도한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평소엔 (그런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못 느꼈다가 보통 드라마 대사에 없는 대사를 보게 되면 그런 것 같다. 나라면 이런 말을 안 했겠다 싶거나, 능동적이고 자기 의사 분명하게 하는 대사를 보면 희열이 있다. 이런 걸 볼 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의식도 바뀌는 거니까 후배들을 위해 더 좋은 것 같고 대사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 같다.

-다작하면서 힘들진 않나.

▶이전보다 체력이 떨어진다. 메인이 되는 작품은 겹쳐 나와 그렇지 6개월 단위로 한편 정도 한다. 중간에 도와달라 하는 작품 정도 참여한다. 몸이 건강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메인 작품을 할 때 한 두 작품 정도는 출연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작품이면 좋겠다. 제가 악역을 할 수도 있지만 저의 악행을 용서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공감을 주려면 제가 확신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대사를 할 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한마디 하는 것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생각하니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라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얘기를 하고 싶다.

-올해 마무리하는 소감은.

▶작년에 '미씽2' 끝날 때 내 억울함 밝혀준 고수, 허준호 배우에게 감사하다.

당시에는 죽은 자의 마음에서 못 빠져나와 답답했는데 또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로 나오니까 세상에 나온 것 같더라. 내년에는 더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콘텐츠의 숫자가 너무 줄어서 일을 찾는 후배들이 많더라. 시장이 빨리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게 큰 염원이다.

스크린에서도 좋은 작품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