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9.7%까지 늘리는 케이프, 영업이익율 30%에 도전
2023.12.12 15:09
수정 : 2023.12.12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케이프투자증권의 모회사인 케이프가 자사주 지분율을 9.7%까지 늘린다. 2022년 10월부터 자사주 매입 행보다. 호실적에 쌓인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케이프는 자사주 30만주를 매입한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번 매입이 완료되면 자사주는 300만주에 달한다.
앞서 케이프는 2022년 자사주 120만주(약 60억원)를 취득했다. 올해도 150만주(약 68억원)를 취득했다. 이번 5차 매입을 포함하면 약 14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셈이다.
케이프는 올해 3분기까지 별도기준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 연말까지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지 매각계약 해지에 따라 계약금 72억원이 기타이익이다. 올해만 약 300억원의 세전이익이 쌓이는 셈이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한 자회사평가이익도 호재다.
케이프는 과거 50억~100억원의 영업이익 기록에도 불구, 자회사 인수 부담으로 현금흐름상 여유가 부족했다. 2022년부터 이익 규모가 늘고, 올해 상당한 수준의 이익실현과 현금보유량 여유에 자사주 매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회사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을 때에는 자사주를 매입할수록 주주에게 이익이 된다. 그리고 세금 부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배당 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상승이 주주에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케이프가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는 이유다.
최철은 대표는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배당도 적극적으로 실시하려 한다. 그 동안 주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준 만큼 주주환원정책을 주주에 대한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부지매각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으나, 매각을 재추진해서 매각대금이 들어오는 대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케이프는 지난 3년간 매년 주당 100원(배당총액 약 30억원)을 배당했다. 올해는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만큼 과거보다는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는 1983년 설립, 지난 30여년간 선박 엔진의 핵심부품인 실린더라이너 한 가지 제품 생산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축적된 생산기술과 노하우로 세계 최고의 실린더라이너 제작업체로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실린더라이너는 엔진 피스톤의 왕복운동 통로로서 분사된 연료의 압축 및 폭발공간을 형성하는 선박엔진의 핵심 부품이다. 주요 고객사로 국내는 HD현대중공업, HSD엔진, STX중공업, 해외는 Man, WINGD, Wartsilar 등이다.
케이프의 영업이익율은 2022년 상반기 18.0%에서 올해 3분기까지 27%를 넘겼다. 연간기준 30% 달성이 예상된다. 현재 추세로는 올해 매출 약 770억원, 영업이익 약 230억원이 예상된다.
앞으로 실적도 긍정적이다.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약 3년치의 일감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추가적인 수주 전망도 밝아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노후 선박의 교체가 가속화되고, 친환경선박인 LNG선박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최철은 케이프 대표는 “관리와 생산분야에서 더 이상 효율화할 부분이 안 보일 정도로 비효율을 제거했다. 이러한 노력이 조선업 슈퍼싸이클을 맞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가 만들더라도 우리만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케이프는 1983년 설립되어 40년 동안 실린더라이너를 제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대형선박엔진에 이 회사의 제품이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있다. 자회사 실적까지 합친 연결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말까지 324억원에 달한다.
다만 케이프의 시가총액은 약 1200억원으로 PBR 0.6배에 불과하다. 2대주주인 KHI 및 특수관계인 물량이 오버행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HI를 비롯한 7개회사가 약 518만주(지분율 16.77%)를 들고 있다. KHI는 지난 6월에 유앤아이대부로부터 300억원을 빌리면서 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