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전략도 나이따라… 60대 폭락때, 30대 반등때 노려

      2023.12.12 18:00   수정 : 2023.12.12 18:00기사원문
지난해 아파트값이 폭락할 때 60대 이상 장년층 매입 비중은 늘어난 반면 30대 '영끌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아파트 값이 반등할 때 매입 비중이 장년층은 줄고, 30대는 늘어났다. 집값 하락 때는 장년층, 반등·상승 때는 젊은 계층이 아파트 구입에 더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연령대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원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21년 13.09% 급등한 뒤 2022년에는 22.11% 폭락했다.
올해에는 1~9월 현재 13.42% 반등하며 전년 하락폭 대비 절반을 회복한 상태다. 통계 조사 이후 1년 단위로 아파트값이 심하게 요동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급등기인 2021년의 경우 60대 이상 아파트 매입 비중은 14.4%를 기록했다. 이후 20% 이상 집값이 떨어진 2022년에는 이 비중이 16.8%로 늘었고, 올해 1~10월에는 13.7%로 줄었다. 집값 하락기에 장년층 매입 비중 증가세가 눈에 띄게 나타난 것이다.

반대로 30대 매입 비중은 2021년에 36.4%에 달했다. 하지만 하락국면인 2022년에는 28.2%로 줄었고, 반등세를 보인 올 1~10월에는 33.4%로 다시 증가했다. 매입 비중 추이를 보면 30대의 경우 집값 하락기 때보다 상승·반등 때 주택 구매에 더 나선 셈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패턴을 분석해 보면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났다"며 "집값 하락 때 장년층 구매 비중이 늘고, 젊은층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집값 하락 때 장년층 구매 비중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허 연구위원은 "장년층은 어느 정도 자산을 축적한 계층이고, 과거에 집값 하락기도 경험해 봤다"며 "하락기를 매수 시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30대의 경우 자산도 축적되지 않은 데다 침체기도 겪어 보지 못하다 보니 하락장에서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 상승·반등기 때는 불안한 마음에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0월 서울 집합건물 중 2030세대 매수 비중은 35.3%로 집계됐다. 9월에는 청년층 매수 비중이 37.8%로 연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30대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추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경험과 자산이 부족한 젊은 계층일수록 오히려 상승할 때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실거래가 지수 기준으로 지난 9월이 단기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도 "아파트를 살 때는 가격이 하락한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내년 1·4분기가 또 다른 저점 국면으로 내집마련의 적기가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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