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000억 지불 유예’ 오타니의 충격적인 계약, 천재적인 절세? 통 큰 양보?

      2023.12.14 08:02   수정 : 2023.12.14 09: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오타니 쇼헤이의 계약이 연일 화제다. 역대 어떤 스포츠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계약 형태 때문이다.

오타니 쇼헤이는 7억 달러의 연봉 중 무려 97%를 지불 유예 하기로 했다.

계약 당시의 환율 기준으로 보면 9233억 중 263억만 선수 생활 중 수령하고 나머지는 은퇴 이후에 받겠다는 것이다. 현재 2023년 MLB의 평균 연봉은 400만불이다.


오타니는 MLB 평균 연봉의 절반밖에는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타니의 계약은 경제적으로 보면 복잡하다. 이득인 부분과 손해가 되는 부분이 혼재되어있다.

일단, 세금 부분에서는 분명 이득이다. ‘주세’를 아낄 수 있다는 부분이 크다.

오타니가 은퇴 후 미국을 떠나게 되거나 텍사스 같은 곳에 거주하게 될 경우 주세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금은 크게 연방세(federal tax)와 주세(state tax)로 나뉜다. 연방세는 소득 수준에 따라 7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최고 소득세율은 37%다.

중요한 것은 주세다. 주세가 각 지역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텍사스나 네바다 같은 곳은 아예 주세가 없다. 박찬호나 추신수가 과거 텍사스를 선택할 때에는 그런 부분도 영향이 컸다. 하지만 다저스의 연고지 캘리포니아주는 주세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최고 세율이 13.3%에 이른다.

연방세와 합치면 50%가 넘어간다는 의미이고, 오타니가 받는 연봉 4500억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에이전트비 5%는 별도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PKF 오코너 데이비스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부문 이사인 세금 전문가 로버트 라이올라는 오타니의 계약이 발표되자 개인 SNS를 통해서 오타니의 세금 내역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타니는 연방세 37%, 캘리포니아 주세 13.3%, 미국 공공 의료 보험제도인 메디케어 2.325%, 주 상해 포함(SDI)에 1.1% 등 벌어들이는 금액에 53.75%를 세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따라서 오타니가 캘리포니아가 아닌 다른 지역(특히 텍사스)같은 곳에 거주한다면 13.3%의 금액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1200억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다만, 무조건 이것이 이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화폐 가치의 하락이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작년 설렁탕 한그릇의 값이 8천원이었다면 올해는 9천원이다. 화폐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사치세' 적용을 위해 선수 임금을 계산할 때는, 실제 연봉이 아니라 빅리그 노사협약에 따라 연금리 4.43%를 적용해 미래 연봉의 가치를 낮춰 조정한다. 그런 식으로 계산할 경우 11년 뒤부터 연봉을 수령하는 현재 가치는 10년간 7억 달러가 아니라 4억 6천만 달러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오타니의 지불 유예가 절세를 한다고 무조건 이득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보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오타니가 아닌 LA 다저스다. 금전적인 부분보다 팀을 위해 어느정도 양보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그때문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7억불이 아닌 약 4척 6천만불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사치세로 대략 600억원 가까운 돈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추가적으로 새로운 특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우승권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 해도 오타니 효과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 오타니 영입은 일석이조를 넘는 일석삼조의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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