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구금 연장, 내년 2월까지 몬테네그로 머물러
2023.12.13 10:45
수정 : 2023.12.13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발칸 반도의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때문에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2개월 더 갇혀있을 전망이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기소된 그가 어디로 인도될 지는 내년 2월 이후에나 확정된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현지 법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권도형은 지난 3월 23일 몬테네그로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가는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권도형은 지난달 몬테네그로 법원의 2심에서 공문서 위조 혐의가 인정되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지난 6월 15일 권도형의 4개월 징역과 별도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위해 6개월 구금을 명령했다. 권도형은 현재 4개월 징역 가운데 2개월 23일을 복역했다. 권도형의 구금은 이달 15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내년 2월 15일까지 연장됐다.
권도형이 구금 종료 이후 즉시 한국이나 미국으로 이동할 지는 불분명하다. 권도형 측은 지난달 현지 법원의 범죄인 인도 승인에 항소했으며 현재 포드고리차의 항소법원에서 심리가 진행중이다. 그가 4개월 징역형 가운데 남은 약 1개월 1주일을 몬테네그로에서 마치고 인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권도형이 어디로 인도될 지는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의 결정에 달렸다.
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권도형은 앞서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USD’와 ‘루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테라USD는 가치를 1 달러로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이며 루나는 일반 가상자산이다. 테라USD는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루나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두 가상자산 모두 2021~2022년 상반기 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약 52조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5월 루나 가치 폭락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해당 사태로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으며 테라폼랩스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가상자산 업체에 연쇄 붕괴 현상을 초래했다.
지난해 9월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은 테라와 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권도형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적했다. 동시에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권도형은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으며 미국 검찰도 지난 3월 권도형을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달 범죄인 인도를 승인하면서 한국의 인도 청구가 미국보다 먼저 도착했고 본인 또한 한국 송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7일 보도에서 밀로비치가 지난달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와 비공개 면담을 했고 권도형을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만약 권도형이 미국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약 100년에 달하는 징역도 가능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