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이 늦어요"..언어장애, 3세 이전에 치료해야
2023.12.13 10:55
수정 : 2023.12.13 10: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말은 그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발달성 언어장애 아동은 초기 낱말 산출이 늦고, 동사 습득이 어려우며, 새로 학습한 낱말 적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는 “언어장애 치료는 어휘력과 이해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3세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조기진단과 조기 치료를 원칙으로 하므로, 진단 즉시 치료를 시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13일 조언했다.
언어장애는 언어습득 과정이 정상 과정과 유의한 편차를 보이는 의사소통 장애를 통칭한다. 정상 아동은 빠르면 생후 10개월, 평균 12개월에 단어 구사가 시작되며, 생후 18개월 무렵 두 단어 연결이 나타난다. 6개월까지 옹알이를 하지 않거나, 돌 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때, 2돌 때 2단어 조합을 못하거나, 3돌 때 50단어 미만을 구사할 때, 4세 때 또래 아이들과 놀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발달성 언어장애로 의심할 수 있다.
진단 방법은 정상적인 발현 시기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지연이 발견되면 평가를 권장한다.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언어발달검사는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발달 척도(PRES)와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SELSI)이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지침에 따르면, 만 2세까지 말할 수 있는 단어가 없거나 만 3세가 넘도록 두 단어를 이용한 문장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언어평가를 해 보도록 권한다"며 "최근에는 이보다 더 빨리, 18개월까지 단어 발현이 나타나지 않거나 24개월까지 두 단어 연결이 나타나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도록 적극적인 평가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언어장애는 구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대뇌생리과정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언어장애를 동반하는 질환에는 청력장애,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뇌성마비를 포함한 뇌병변 질환, 뇌전증 등이 있다. 다운증후군, 윌리엄 증후군, 여린X증후군 등 유전질환에서도 발달성 언어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생후 첫 수년 동안 뇌의 양적 증가와 언어발달이 가장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므로, 영유아기의 상호작용 부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언어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언어 패턴을 경험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아동이 불완전한 형태의 말로 표현하더라도 온전한 형태소를 갖춘 문장의 형태를 지속적으로 들려주고 어휘나 구문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내용을 다양한 변형으로 재가공해 표현하면 더 효과적이다.
돌 전에도 일상에서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 신호를 읽고 반응하며 적절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성 게임, 아이 발화에 대한 반응, 언어발달을 촉진하는 의사소통 행동 모델링 등이 언어발달 촉진에 도움이 된다. 또, 폭넓은 의사소통 기술과 다양한 표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일부 보호자는 아이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말을 배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언어장애가 지속되면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지속적인 언어발달 평가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언어발달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스마트기기 보급 증가로 아이들이 보호자 감독 없이 스마트기기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언어발달에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 혼자 스마트폰, 동영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