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커버드콜’···“불확실한 미래 대신 현재에 건다”

      2023.12.15 06:00   수정 : 2023.12.1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 한 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에 휘말리면서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해 말 대비 3배 넘게 몸집을 불렸다.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1년3개월 만에 새 상품이 나오기도 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상장된 6개 커버드콜 ETF 합산 순자산총액은 3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40억원) 대비 3.3배 커진 수치다.

‘커버드콜’ 전략은 현물 주식을 보유하는 동시에 사전 약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을 거래 상대에게 매도하는 방식이다. 미래 불투명한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제한하는 대가로 현재의 확실한 프리미엄 수익 확보를 목표로 삼는다.

콜옵션 방식에 따라 ATM(등가격)과 OTM(외가격)으로 나뉜다. 당분간 완만한 속도로 하향 곡선을 그리는 횡보장을 예상한다면 전자를, 반대로 향후 시장 상승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면서 당장 손실분을 방어하고자 한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무엇보다 흔들림이 적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서 평가하는 ETF 변동성 등급에서 ‘마이티 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높음)’을 제외하고는 모두 ‘낮음’으로 책정돼있다.

주식에서 배당에 해당하는 ‘분배율’도 높은 편이다. 보유한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에 더해 매달 콜옵션 매도에 따라 주어지는 옵션 프리미엄도 분배금 재원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오르는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합성)’의 경우 최근 3년 시뮬레이션 결과 연 환산 분배율이 평균 8~10%로 측정됐다. 이 상품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며 ‘Bloomberg U.S. Treasury 20+ Year (TLT) 2% OTM Covered Call Index’를 따른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미국 경기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매파적 기준금리 동결 또는 매우 완만한 속도 인하가 전망된다”며 “장기채 커버드콜 ETF는 변동성 완화시기에 효율적인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도 미국 장기채를 활용한 커버드콜 전략 월배당 상품을 준비 중이다.

다만 커버드콜 상품은 빠른 상승장에선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지수 급등 구간에선 현물 가격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만, 콜옵션 매도에 따른 손실로 일반 ETF 상품 대비 상승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5.25~5.50%로 유지하고 점도표에선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점치며 3차례 인하를 시사한 만큼 이 같은 가능성은 올라갈 여지가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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