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동맹' 완성… 원전·방산까지 경제성과 두둑
2023.12.14 17:47
수정 : 2023.12.14 17:47기사원문
미국·중국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이란 새로운 개념을 명문화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외교를 통해 미국·영국·일본·네덜란드를 묶는 '설계→소재·부품·장비→제조'를 축으로 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으로 불안정성을 크게 줄이게 된 것이다.
아울러 네덜란드에서 반도체 외에 원전과 방산·국방·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소통을 확대할 채널을 만들면서 유럽시장 진출 기회를 넓힌 것도 성과로 꼽힌다.
■새롭게 시도한 반도체 동맹, 파급효과 주목
윤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정부, 기관, 기업 간 체결된 문서는 양해각서(MOU) 30건, 투자의향서(LOI) 1건, 계약 1건 등 총 32건이다. 기업 간 MOU가 19건이고 양국 정부·기관 간에는 MOU 11건, LOI 1건, 계약 1건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서 체결된 6건의 MOU와 양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 핵심으로 꼽힌다.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정부·기관 간에는 첨단반도체 아카데미, 반도체 인재교류,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 3건이 체결됐고 기업 간에는 삼성전자와 ASML 간, SK하이닉스와 ASML 간, 이솔과 ISTQ 간 MOU 등 굵직한 3건이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국장급 '반도체 대화' 신설에 합의했고,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최초로 '반도체 동맹'이 명기됐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이 정부 간 반도체 협력채널을 신설하고 핵심품목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해 미국·일본·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연대가 완성됐다"며 "위기경보 핫라인 구축, 대체수입처 발굴, 비축품목 스와프 등 협력으로 우리 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 강자로 평가받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을 바탕으로 한국 측이 제안한 '반도체 동맹'에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화답하면서 더욱 활발한 투자와 일자리 등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방산 기대감 높였다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방문에서 집중한 것은 반도체만이 아니다. 네덜란드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진출 기회 늘리기에 나섰다.
이로써 원전 분야에서만 3건의 MOU가 체결됐다. 양국 정부 간 '원전협력 MOU' 외에 한국수력원자력은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와 신규 원전 기술타당성조사 계약도 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현지 컨설팅기업 뉴클릭과 MOU로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 규제정보를 공유하고, 인허가 획득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원전을 비롯한 해상풍력,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전반의 협력 강화를 위한 정부 간 '무탄소에너지 협력 MOU', 롯데정밀화학과 OCI글로벌 간 MOU 등 2건이 체결됐다.
경제안보와 국방·방산 분야에서도 2건의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대통령실은 소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