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제의 디지털화 피할 수 없어...CBDC 준비해야”
2023.12.15 09:30
수정 : 2023.12.15 10:06기사원문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디지털화폐 :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을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부터 양일간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 주최했다.
우선 이 총재는 한국의 CBDC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2021년부터 2년간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범용(retail) CBDC 모의시스템을 구현하고, 이를 금융기관의 테스트 시스템과 연계하는 실험까지 실시했다”며 “다른 많은 국가들도 유사한 파일럿을 진행하였지만, 한국은행의 파일럿에서는 인터넷 등 통신이 단절된 상태에서 작동하는 오프라인 CBDC를 개발해서 CBDC에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국제결제은행(BIS)와 협력해 1단계 파일럿에서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2단계 파일럿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내년에는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CBDC 기반의 예금토큰을 발행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추진한다.
또 이 총재는 CBDC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CBDC가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규제를 받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그 이름과는 달리 가치 측면 등에서 불안정하다”며 “만일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중앙은행의 화폐 등을 구축 경우금융시스템이 과연 안정적으로 움직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화폐의 단일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화폐 발행 주조차익과 통화정책 수행 방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 총재는 새로운 지급결제 인프라가 마련될 경우 비은행 등의 참가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에 관한 문제가 있는 등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신뢰성을 부여한 디지털 통화가 민간 스테이블코인처럼 활용될 경우 효과적인 관리·감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세레이 체아(Serey Chea) 캄보디아 국립은행 총재와 에디 위에(Eddie Yue) 홍콩통화청장, 베라타이 산티프랍홈(Veerathai Santiprabhob) 태국중앙은행 전 총재와 패널 토론에 참석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