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고 왔네?' 한국산 기아 니로·쏘울, 佛 EV 보조금 제외...프랑스판 IRA가동

      2023.12.16 06:00   수정 : 2023.12.16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녹색산업법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 기아 니로 EV와 쏘울 EV가 프랑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에서 제조돼 프랑스까지 선박으로 운송하는 동안, 상당량의 탄소가 배출돼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게 결정적 제외 사유다. 우리 정부는 프랑스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평가를 요구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녹색산업법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개편 적용 리스트를 공개했다. 총 22개 브랜드 78종으로,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65%가 해당한다.
프랑스 정부는 4만7000유로(약 6700만원)이하 전기차를 대상으로, 환경점수를 충족시켜야 전기차 보조금(5000~7000유로, 약 710만~990만원)을 지급한다. 환경점수는 전기차 소재, 생산, 운송, 배터리 재활용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합산해 도출한다.

문제는 해상 운송 탄소배출 계수다. 유럽 외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변수다.

이로 인해 국내 완성차 모델 중에선 4만7000유로 이상으로 아예 보조금 대상이 아닌 아이오닉5·6 등을 제외하고, 현대자동차가 체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코나 일렉트릭만이 보조금 지급 명단에 포함됐다. 기아의 니로 EV, 쏘울 EV는 이번에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기아는 아직 유럽에 전기차 공장이 없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키워 온 중국 전기차도 모두 제외됐다. 반면, 르노,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유럽 업체의 전기차, 독일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 Y, 도요타·닛산 등 일본 업체 모델 5종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프랑스 전기차 시장 5위(1만6570대)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량은 약 1만5000~2만 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중 현지에서 생산하는 코나EV는 5000~6000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나머지 연간 1만여 대가 이번 조치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기아는 이번 조치에 따라 슬로바키아 공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생산 계획을 서두를 것으로 보이나, 단기에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이번 보조금 기준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완성차 업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프랑스 정부의 자동차 산업 보호주의가 이탈리아, 독일 등 인근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수입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에 차별을 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역시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프랑스판 IRA를 가동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량 리스트에 대하여 국내 수출 전기차가 포함될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공식 이의제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6월부터 프랑스의 보조금 개편안이 전기차 수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업계와 함께 7차례 실무 협의를 진행해 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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