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속 일본 엔, 5개월 만에 최고...내년에도 엔 강세 지속된다

      2023.12.17 06:34   수정 : 2023.12.17 06: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엔화 약세로 순항하던 일본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예고 속에 하락하면서 엔 가치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엔이 이달 올들어 달러에 대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통화긴축 고삐를 죌 죌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이라고 FT는 전했다.

엔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7월 이후 최고

엔은 지난 주말 달러당 141.59엔에 거래됐다.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은 이달 들어서만 달러에 대해 4.4% 급등한 것을 비롯해 11월 중순 이후 가치가 7% 뛰었다.

ING 글로벌시장 부문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이는 어떤 기준으로도 상당히 큰 변동"이라면서 "달러 흐름의 전반적인 변화로 촉발됐다"고 말했다.

터너는 연준이 온건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 된 가운데 BOJ는 금리인상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엔 강세 전환으로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생활고를 완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동시에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내년 4월 또는 6월 마이너스 금리 종식


엔 강세는 지난주 날개를 달았다.

연준이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내년 3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에 깜짝 선물을 안겼다.

반면 그 1주일전 일본에서는 반대 신호가 나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또 의회에 출석해 긴축을 시사했다. 우에다 총재는 연말, 또 내년으로 가면서 통화정책 관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18~19일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마이너스(-)0.1% 금리동결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내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이나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BOJ의 긴축 전환 전망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글로벌 거시부문 책임자 살만 아흐메드는 "일본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면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이같은 경제적 현실과 양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운용자산 40조달러의 미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시장전략 책임자 마이클 멧캐프는 BOJ가 조만간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 속에 펀드매니저들이 엔을 급속히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멧캐프는 저평가됐다는 판단(밸류에이션)과 BOJ 통화정책이 통화가치 강세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엔이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매력(PPP)을 기준으로 달러는 엔에 대해 40% 고평가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외환전략가들은 내년 미국과 일본간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어서 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엔을 빌려 이를 달러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수요가 주는 대신 엔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 에릭 놀랜드는 내년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BOJ는 금리를 올리면 엔캐리 트레이드는 압박을 받는다면서 과거 이같은 흐름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빠르게 청산되면서 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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