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이제는 안전이다

      2023.12.18 11:39   수정 : 2023.12.18 11:43기사원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국제대회인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앞으로 한 달여 후인 2024년 1월 19일 개막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이후 6년 만에 강원도 4개 시도에서 큰 국제대회가 다시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청소년대회이니만큼 메달 경쟁보다는 세계 청소년들 간의 우정과 화합의 장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 스포츠 행사라고 보면 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당시 안전관으로서 2년 가까이 대회를 준비했다. 필자의 느낌으로는 너무나 추웠고, 이벤트도 많았지만 그래도 행복했고 보람 있었던 기억으로 새겨진 성공적인 대회였다. 영하 20도 내외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대관령 한파 속에서도 대회 성공이라는 일념으로 모든 대회 조직위원회 직원들이 하나가 되었다. 모두가 한 몸처럼 매달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각오로, 특히 인재(人災)는 최악의 대회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일사불란하게 역대급 매뉴얼을 준비하고 반복적인 예행연습을 수도 없이 하였던 대회였다.

이제 시기상으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준비는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은 것은 대회 안전을 위한 제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조그만 방심이나 안이한 점검이 대형사고나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챙기고 대응해야 한다.

이에, 6년 전 대회 당시 안전책임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안전 조직의 조직위원회 내 위상을 지금의 본부장 산하에서 위원장이나 사무총장 직할로 격상하여 안전의 중요성과 비중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대회가 임박할수록 조직위 내 안전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둘째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만큼 현장에서 난방기구 사용이 빈번할 것에 대비해 경기장이나 오버레이(임시천막) 내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안전 교육과 야간순찰을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바닥재는 반드시 불연재를 사용해야 한다.

셋째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나 무인기 위협 등에 대비한 실질적인 비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물론 매뉴얼에 기초한 유관기관 간의 대응책과 협조체제도 이미 구축해 놓았을 테지만 실질적인 반복 훈련과 디테일한 계획을 IOC는 요구해 왔을 것이므로 현지의 지형지물과 가용한 자원을 활용한 효율적인 대피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평창올림픽을 괴롭했던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대관령은 노로바이러스 취약지대임이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거치면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보다 예산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제2의 잼버리대회’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예산보다는 참여 인력의 역량과 조직력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외 안보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현 상황 속에서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회 성공을 기원하고 대한민국의 위상과 저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인에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백영준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안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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