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전쟁 끝낼 결심"..전후 계획 입안 착수

      2023.12.21 04:00   수정 : 2023.12.21 0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끝내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하마스 정치지도부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무장지도부 간 이견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전 원한다


WSJ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지도부는 현재 서안을 장악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종전 뒤 가자지구, 서안 통치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정치지도부 간에 협상으로 결론이 나면 정작 이스라엘과 혈전을 치르고 있는 가자지구 무장지도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하마스 무장세력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서안과 가자지구의 두 정치 지도부는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도하의 하마스 정치국 위원 후삼 바드란은 WSJ에 "우리가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제로섬게임을 추구하는 빨치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드란은 "우리는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못박았다.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하던 당시와 180도 달라졌다.

기습침공으로 이스라엘에서 1200여명을 사살한 하마스는 당시만 해도 강경태도였지만 이후 가자지구에서 약 2만명이 목숨을 잃자 이제 종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드란은 "가자, 서안,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류상 최고 기구


도하의 하마스 정치국은 서류상으로는 가자지구를 포함해 하마스 활동 전체를 관장하는 최고기구다.

그러나 정치국은 이스라엘과 전쟁이 시작된 뒤 가자지구의 무장세력을 포함해 가자지구 지도부와 갈등이 심화됐다.

이스라엘 당국자와 소식통에 따르면 도하 정치국이 서안의 PA 주도세력인 파타와 대화에 나서자 가자지구 무장세력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반발하고 나섰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신와르는 하마스가 계속해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아직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며 굴복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신와르는 하마스 정치국과 파타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고, 사실을 알자 곧바로 대화 중단을 요구했다.

이미 협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뜻이다.

아랍 다국적 평화유지군


미국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이후 대책을 논의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후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할 계획은 없다면서 이 지역 질서를 잡을 제3세력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방안 가운데 하나는 아랍국가들로 구성된 다국적 평화유지군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하마스와 PA가 거부하고 있다.

또 다른 옵션은 PA가 자체 보안병력으로 가자지구에 재입성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계승한 PA에 대해 하마스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PA 주도세력인 파타를 선거와 무장항쟁을 통해 축출했던 하마스이지만 지금은 PA 깃발 아래 팔레스타인이 뭉쳐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마스 격퇴해야


그러나 PA와 하마스간 협상에 대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미국 모두 이번 전쟁의 발단이 된 하마스 무장세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마스가 PA에 합류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하마스가 PA에 합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다아애나 부투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PA에 소속된 군이 하마스를 분쇄하고, 전후 PA가 가자를 통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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