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 말도 안되는 손해" 오타니 7억달러 계약, 명예만 있고 금전적 실리는 없다?
2023.12.21 11:08
수정 : 2023.12.21 11: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타니의 7억달러 계약이 명예는 챙겼지만,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빚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다. 그리고 LA 다저스가 7억달러로 오타니를 영입했음에도 함박웃음을 짓는 이유가 있다.
오타니가 연봉 총액 대부분을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조건이 구단 측에 막대한 이득이 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신문은 우선 다저스가 오타니를 앞세워 연간 5천만달러(약 652억원)에 달하는 마케팅·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오타니가 전체 계약 금액 7억달러(약 9100억원)의 97%에 해당하는 6억8천만달러(약 8900억원)를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계약 조건은 구단에 훨씬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지불 유예 덕분에 새로운 선발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준비중이다. 이미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해와 장기계약을 맺었고,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도 오퍼 중이다. 만약, 이를 통해서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더욱 그 가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 조건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게 했고, 장기적으로는 재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LAT는 구단 측이 오타니에게 넘기지 않고 보유하는 6억8천만달러를 자본시장에 투자하면 연 10% 복리를 가정할 때 10년 뒤 약 17억달러(약 2조2천억원)로 불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역대 연평균 수익률이 약 10%라고 덧붙였다.
모리 에런 MCA 파이낸셜그룹 설립자 겸 회장은 "이번 계약은 다저스에 재정적 횡재가 됐다"며 "그들은 이번 계약으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미래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해 오타니 몸값의 실제 가치를 4억6천만달러(약 6천억원)로 계산했는데, 에런 회장은 오타니가 포기해야 하는 투자 수익을 고려하면 실제 가치가 2억3300만달러(약 3천억원)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런 회장은 "이 정도가 현재 가치 기준으로 오타니가 받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은 돈을) 재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감수하는 기회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입단 기자회견에서 연봉 수령 유예 조건에 관해 "대형 계약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내가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