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부동산 쇼핑.. 주택 넘어 오피스텔에도 손뻗었다
2023.12.21 13:13
수정 : 2023.12.21 13: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의 A씨는 주거용 오피스텔 2가구를 2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중 1가구를 세입자에게 임대하고, 매월 월세를 받아봤다. A씨는 방문취업비자(H2)로 체류하고 있었던 만큼 수익 목적의 상업 행위를 할 수 없었지만, 임대 사업을 해온 셈이다.
#. 외국 국적의 B씨는 서울 성동구의 초고가 주택을 64억원에 매수했다. 거래 대금 전액은 자신의 어머니에 빌렸고, 차용증도 작성했다고 국토부 조사에서 소명했다. 하지만 B씨는 차용증이나 이자 지급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 편법 증여 의심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의 불법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가 주택 등 아파트를 넘어 오피스텔 등 비주택 시장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외국인 주택과 오피스텔 거래 불법행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위반의심거래 총 272건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주택 거래는 127건이고, 오피스텔은 145건이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 이뤄진 외국인 주택거래 7005건과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 6월 외국인 오피스텔 거래 7520건 중 선별한 이상거래다.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 주택·토지 거래에 대한 기획 조사에 이어 이번에 오피스텔 등 비주택 분야로 조사 대상을 확대했다. 오피스텔 분야까지 외국인들의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총 적발 건수 272건에서 423건의 위법의심행위 사례가 파악됐다.
적발 사례별로 해외 자금을 불법 반입한 이른바 '환치기 수법'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에서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을 직접 갖고 들어온 뒤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불법 반입하는 것을 말한다. 신고 의무가 없는 반입 한도는 하루 1만 달러다.
한국인 남편 C씨와 외국인 아내 D씨 부부는 서울 송파구의 다세대 건물을 24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들은 매수 자금을 임대보증금과 사업소득으로 조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2년간 이들 부부의 소득 신고액은 3900만원, 해외 입금액은 8억5000만원에 불과해 해외 자금 불법 반입이 의심된다.
영리활동을 할수 없는 방문취업비자(H2) 등으로 체류하면서 임대 사업을 한 경우도 17건이 적발됐다. 외국 국적의 E씨는 방문취업비자(H2)로 체류하면서 지난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다세대 주택 6가구를 약 30억원에 매입한 뒤 불법으로 임대사업을 해왔다.
부모와 자식간, 법인과 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 사이 편법 증여 의심 사례도 10건이 적발됐다. 주택 거래를 하면서 실제 거래가격과 다른 거래금액으로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20건이나 됐다.
적발된 위법의심행위를 국적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226건(53.4%)으로 가장 많고, 미국인 63건(14.9%), 필리핀인 23건(5.4%)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의 위법의심행위가 161건(35.4%)으로 가장 많고, 경기 102건(27.6%), 인천 63건(18.9%) 순이다. 수도권에서 적발된 위법의심행위가 326건으로 전체의 77.1%를 차지했다.
국토부는 조사에서 적발된 불법의심행위를 국세청·관세청·법무부·금융위원회와 지자체에 통보해 범죄 수사, 과태료 처분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어 외국인 부동산거래에 대해 정기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내국인과 형평성을 고려해 외국인 부동산거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