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獨 경제' 올해 3분기 주택값 10.2% 폭락..사상 최대 하락

      2023.12.23 11:05   수정 : 2023.12.23 11: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독일의 주택 가격이 10.2% 하락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전년동기 대비 4분기 연속 감소세로 독일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텔레그래프는 "이같은 하락폭은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수십년 만에 가장 큰 부동산 위기가 발생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팬데믹 이후 유럽 최대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독일 경제연구소의 콘스탄틴 콜로딜린은 "독일에는 지난해까지 50년만에 가장 커다란 투기 가격 거품이 끼어 있었다"며 "그 이후로 가격이 계속하락하면서 거품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년간 독일 등 유럽 부동산 가격은 저금리와 높은 수요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금리 및 원자재 등 비용 상승이 급격해지자 은행 자금조달이 중단되고 부동산 거래가 동결되면서 다수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산 상태에 빠졌다.

독일 경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독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3·4분기 조정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지출은 전분기보다 0.3% 줄었다. 정부 소비자 지출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0.2% 증가했다.

루스 브랜드 통계청장은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약한 경제 발전 이후 독일 경제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하반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독일 경제성장률이 각각 -0.5%, -0.2%, -0.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IMF 전망 기준으로 유로존(0.7%), 프랑스(1.0%), 이탈리아(0.7%), 영국(0.5%)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독일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노동시장 경색, 금리 인상, 대(對)중국 무역적자, 재정지출 여력 제한, 구조적 취약성 등이 꼽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최근 독일 경기침체의 원인과 대응'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제조업 비중, 대중국 무역 비중, 대외의존도, 인구구조 변화 등의 측면에서 독일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독일 사례를 참고해 경제체질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커지도록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수출입 상대국을 다변화해 대외 리스크에 대한 경제충격을 최소화하며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되 에너지 비용과 국내 산업 역량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