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만 쌓이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1779건..10개월래 최저치
2023.12.23 14:08
수정 : 2023.12.23 14: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다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1412건)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0월 558건 ▲11월 727건 ▲12월 833건 등 극심한 거래 절벽 현상을 겪었다. 그러다 정부의 1·3 대책 여파로 올해 1월(1412건)부터 다시 네자릿수로 돌아온 뒤 4월부터는 ▲4월 3191건 ▲5월 3436건 ▲6월 3845건 ▲7월 3588건 ▲8월 3868건 등 3000건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정부 대책 대출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자 거래량은 ▲9월 3372건 ▲10월 2310건으로 다시 1000건 이상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지난달 거래량은 올해 1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통상 거래 비수기인 겨울에는 부동산 거래량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19년 11월(1만1509건) ▲2020년 11월(6296건) 등 부동산 호황기의 같은달 거래량과 비교하면 지난달 거래량은 현저히 적은 수치다.
반면 매물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694건으로 1년 전(5만2339건)에 비해 44.6% 증가했다. 매도자들은 집을 팔려고 하지만 매수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거래량 감소 현상을 두고 올해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에 쌓인 피로감, 최근 최고 연 7%까지 오른 담보대출금리,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등의 요인들이 매수심리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4로 지난주(83.8)보다 0.4포인트 내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 매도자도 매수자도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바뀔 수 있어 관망세는 갈수록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집값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 등으로 수요층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뚜렷한 가격 변동없이 보합 수준에 머물며 평이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신축 임대매물의 희소성이 커짐에 따라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실거주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와 내년 1월 4일부터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광명 철산자이더헤리티지 등의 수분양자는 입주와 동시에 실거주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114는 "수분양자들이 전세를 통한 잔금 마련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자금 계획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