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인도양에서 유조선 공격"
2023.12.24 08:27
수정 : 2023.12.24 08:27기사원문
이란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인도양을 지나는 유조선 1척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예멘 후티반군이 이란의 선박 레이더 좌표를 제공받아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이란이 직접 공격에 나섰다.
홍해, 인도양 등 세계 주요 해상로가 점점 위험해지면서 물류비용 증가와 물류차질이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소유이면서 라이베리아 선적으로 네덜란드가 운용하는 화학유조선 켐플루토가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께 인도양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인도 연안에서 약 200해리(약 370km) 떨어진 곳에서 드론에 피격됐다. 이 드론은 이란에서 발사된 일회용 공격 드론이었다.
이란은 과거부터 유조선을 공격하고는 있지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로는 처음이다.
미국은 이란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이란도 확전을 우려해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후티 반군에게 선박 레이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괴롭혀왔다.
이번에 피격된 유조선은 일본 리오브릴란테가 소유한 배로 네덜란드 에이스-퀀텀 화학탱커가 운용하는 화학운반선이다. 이 배는 이스라엘 해운 재벌 이단 오페르와 연관돼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드론 공격으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배에 붙은 불도 진화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 해군 군함에 대한 공격은 없었으며 현재 이 선박은 미 해군과 교신하면서 인도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후티 반군을 부추겨 홍해를 지나다니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폭이 약 32km에 불과한 홍해 입구 바크 엘-만데브해협에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고, 공격에 필요한 선박 좌표는 이란이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은 밝힌 바 있다.
이때문에 피격을 우려한 주요 해운사, 유조선사들이 홍해 항행을 꺼리면서 수에즈운하 대신 약 5150km 더 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항로를 택하고 있다.
한편 이란이 드론으로 공격한 켐플루토에는 석유정제품들이 실려 있었다. 사우디 주바일에서 출항해 인도 망갈로르로 향하던 중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