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꼈던 태양광株, 다시 떠오른다
2023.12.24 13:33
수정 : 2023.12.24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하락세를 보이던 태양광 관련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수혜 기대에 금리인하 전망이 더해지면서 업황이 개선되는 양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10월 기록한 저점(2만7000원) 대비 42.77% 오른 3만8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태양광 관련주는 부진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등으로 밸류체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7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28% 감소할 전망이다. OCI홀딩스는 38.94%,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67.47%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위정원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태양광 업종의 멀티플 자체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화솔루션은 분할상장에도 올해 주가가 반토막 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IRA로 세액공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자국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할 경우 부여하는 세제 혜택 잠정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해당 가이던스에는 태양광·풍력발전·배터리 부품 등이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춘 배터리, 태양광, 풍력발전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한화솔루션은 15일 거래대금이 3847억원으로 전일(459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났고, 주가는 7.87% 올랐다.
미국 내 태양광 관련 수주와 함께 북미 지역에서 태양광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소식이 이어져 기대감을 더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에너지저장장치(ESS) 가격 하락,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이 고금리 여파를 상쇄하면서 지난 9월부터 미국에서 설치량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내년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8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35.13% 높고, 고점이었던 2022년(9662억원)보다 많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내년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 최영광 연구원은 “올해 4·4분기부터 모듈 수익성 반등이 예상된다”며 “내년 6월부터 동남아를 통해 유입되는 물량에 관세 부과가 재개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미국 모듈가격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이고, 수요 둔화 우려를 부각시켰던 금리 하락 기대감도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위정원 연구원은 “태양광에 대한 밸류 자체가 낮게 설정돼 당분간 태양광 밸류체인 가격의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