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총수 지정 가능… 쿠팡 김범석은 '예외'

      2023.12.27 12:00   수정 : 2023.12.27 19:00기사원문
내년부터 외국인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받는 대기업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수 있다. 공정위가 내·외국인 간 차별을 두지 않는 '동일인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

27일 공정위는 국적 차별 없이 적용되는 동일인 판단 기준 등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28일부터 2024년 2월 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 및 절차 등을 정한 '동일인 판단 기준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동일인 지정은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에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기준이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4촌 이내 친족의 사업 현황과 주식보유 현황을 매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거래를 규제하게 된다.

우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을 그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보는 동일인 판단의 일반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에 대한 판단은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 △기업집단의 최고직위자 △기업집단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 △기업집단 내·외부적으로 기업집단을 대표하여 활동하는 자 △동일인 승계 방침에 따라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결정된 자 등 5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기업집단의 범위가 동일하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으며, 해당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가 없다는 조항이다. 이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더라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4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외국인이더라도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외국인 총수의 동일인 지정은 지난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후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제도개선 논의의 시발점이 됐던 쿠팡과 김범석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집단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에 해당하지만, 동일인 지정의 예외조항 4가지를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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