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 기부한 버핏의 멋진 부자순위 강등...5→10위로
2023.12.28 01:58
수정 : 2023.12.28 01:58기사원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세계 부자 순위가 5위에서 10위로 강등됐다.
올해 빅7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탄 가운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고전한데다 버핏이 대규모 기부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버핏은 올해에만 55억달러(약 7조1300억원)를 기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2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버핏의 순위가 10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연초만 해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보다 부자였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를 넘보면서 5위였던 부자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1조달러 가까운 버크셔 투자포트폴리오 운용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버핏이지만 올해 기술주 약진에 무릎을 꿇었다.
1주에 54만3000달러(약 7억원)하는 대표 황제주인 버크셔 주가는 올해 상승률이 15%에 불과하다.
엔비디아가 올해 240% 가까이, 메타플랫폼스와 테슬라는 각각 198%, 111% 폭등한 것에 비해 초라하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24%에도 크게 못 미친다.
그렇다고 버핏의 순자산 평가액이 쪼그라든 것은 아니다.
버핏의 올해 순자산은 100억달러 넘게 늘어 1200억달러에 이르렀다.
그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버크셔 주식 평가액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테슬라 등 빅7 대형 기술주 상승세에 비해 초라한 버크셔 주가 상승률로 인해 버핏의 부자 순위는 추락했다.
세계 1위 부자인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올해 111% 폭등한 덕에 자산평가액이 980억달러 늘었다. 그의 순자산 평가액은 현재 2350억달러에 이른다.
베이조스는 올해 아마존 주가가 83% 폭등한 덕에 순자산이 710억달러 늘었다.
MS 공동창업자 게이츠는 MS 주가가 56% 급등한데 힘입어 순자산이 310억달러 증가했다. 또 MS CEO를 지낸 스티브 발머 순자산은 450억달러가 늘었다.
메타 공동창업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 알파벳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모두 올해 버핏보다 순자산이 더 늘었다.
버핏의 부자순위가 하락한 것은 주가 상승세 격차 때문만은 아니다.
버핏은 대규모 기부로 부가 줄었다. 올해 게이츠의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과 4개 가족재단에 약 55억달러를 기부했다.
버핏은 2006년 이후 자신의 버크셔 지분 절반 이상을 이미 기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