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이재명부터 '돈봉투 의혹' 의원들까지…野 사법리스크 확대
2023.12.28 16:57
수정 : 2023.12.28 16: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23년 법원의 최대 화두는 단연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비리'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된 재판이었다. 이 대표가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지지자들과 규탄 세력이 대립하며 법원에는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지며 현역의원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야권을 중심으로 사법리스크가 크게 확대됐다.
이재명 대표 내년부터 3개 재판 본격화
올해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과 20대 대선 당시 허위 사실 공표 혐의와 관련된 재판으로 매주 1~2번 법정에 출석했다. 여기에 내년 1월 8일부터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이 대표는 3개의 재판을 본격적으로 받게 된다.
앞서 검찰은 올해에만 2번 이 대표의 신병확보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먼저 지난 2월 검찰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의혹은 이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사업구조를 승인하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4895억원의 손해를 입혔고, 기업들의 현안 해결을 대가로 성남FC 후원금을 받았다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갖는 현역 국회의원으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며 신병확보는 좌절됐다.
이후 검찰은 지난 9월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예상을 뒤집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방탄 국회’의 벽도 넘었다.
그러나 두 번째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가로막혔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결국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위증교사 의혹으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당장 구속을 면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줄줄이 기소되면서 긴 법정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울러 지금 진행되는 재판과 별개로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추가로 기소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돈봉투 의혹' 수사확대로 사법리스크 심화될 듯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재판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8일 열린 재판에서 윤관석 무소속 의원(민주당 탈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경각심을 놓치고 불법적 부분을 도외시한 채 진행해 결과적으로 큰 잘못을 범했다"며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18일 구속됐다. 법조계에선 피의자 단계에서 구속 기한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만간 기소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 전 대표가 재판에 넘겨지면 제1 야당의 전·현직 대표가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된다.
검찰이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공여자뿐 아니라 이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현직 의원들에 대해 수사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윤 의원의 재판에서는 돈봉투가 살포됐다고 의심되는 회의체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국회의원 21명의 실명이 공개된 바 있다.
검찰은 최근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일부 의원들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일자를 조율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내년에는 야권의 사법리스크가 한층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후보 당선을 위해 국회의원 등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