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성 알고보니 '현대판 노예'…中 '코인 사기' 극성
2023.12.29 04:20
수정 : 2023.12.29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운영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돈을 가로채는 중국 범죄 조직의 사기 실태를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 만난 젊은 여성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사기 행각을 벌인 중국 범죄단이었다. 피해자를 속인 사기꾼은 젊은 여성이 아니라 인신매매돼 수용소에 갇힌 현대판 노예들이었다.
유엔과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이들 범죄 조직은 내전 등으로 불안정한 동남아시아 상황을 악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범죄 산업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범죄 조직은 젊은 여성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그렇게 몇 주간 친해진 다음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에 투자하도록 한다. 투자 초기에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며 계속 돈을 투자하도록 했다. 일련의 범행 과정은 피해자를 속이고 투자를 유도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과정이 도축 전 돼지의 살을 천천히 찌우는 것과 닮은 까닭에 이런 범죄 수법은 ‘돼지 도축 사기’라고 불린다.
이런 가운데 미모의 중국계 여성처럼 피해자를 속인 사기꾼은 대부분 인신매매 피해자들이라고 한다. 중국 범죄단은 미얀마 동부 등지에 거대한 건물을 지어놓고 ‘일자리를 주겠다’는 말로 수천명을 꼬드겨 이곳에 감금했다.
범죄조직은 이들에게 암호화폐로 수백만 달러를 훔치도록 윽박지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유엔은 미얀마 전역에 12만명, 캄보디아 등 다른 지역에 10만명이 갇혀 사기 행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FBI에 따르면 이 같은 조직적 사기 범죄 규모는 2020년 9억7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였더가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29억 달러(약 3조7000억원)로 3배나 늘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