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이달의 독립운동가' 이승만 前대통령 선정
2023.12.29 14:57
수정 : 2023.12.29 14:57기사원문
국가보훈부가 29일 이승만 전 대통령(1875∼1965)을 464번째로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이는 보훈부가 1992년 1월 이후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32년 만이다.
이날 보훈부는 이 전 대통령의 선정 배경에 대해 "한국과 한국민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배재학당 재학 시절부터 광복에 이르기까지 약 50년간 민족의 독립역량을 축적하는 실력양성운동을 전개했다"며 "열강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독립을 이루려는 외교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진했다"고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0여년 동안 이달의 독립운동가 후보로 추천받지 못하다가 올해 이승만기념사업회가 처음으로 추천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공적에는 흠결이 없다"면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과정에선 대통령 재임 기간의 공적이 아닌 독립운동가로서의 공적을 평가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1875년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이 전 대통령은 1895년에 배재학당에 입학해 자유와 평등 등 근대적 정치사상을 배웠고, 졸업식에서 '조선의 독립'이란 주제로 영어연설을 했다.
1899년 고종폐위 음모사건으로 한성감옥에 투옥된 후 제국신문에 논설을 기고하고 독립정신을 저술했다. 특별사면 후엔 미국을 방문해 헤이 국무장관으로부터 한국의 독립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한국 독립보전에 관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1913년엔 하와이 한인기숙학교의 교장을 맡고, 한글 월간지 '태평양' 잡지를 발간했다. 또 1919년 3·1운동 이후 대한국민의회 국무경, 대한민국임시정부·고려임시정부·신한민국임시정부 국무총리, 한성정부 집정관 총재 등 국내외에 수립된 임시정부에서 지도자급 인사로 추대되거나 선출됐다.
1919년 상해임시정부, 대한국민의회, 한성정부 등을 통합한 통합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통령에 선출됐으며, 구미위원부를 통한 외교독립운동을 중심으로 미국 정부와 여론을 상대로 임시정부의 승인을 요청하고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는 활동을 했다.
1932년 임시정부로부터 국제연맹에서 한국독립을 탄원할 특명전권대사에 임명된 후엔 제네바에서 국제연맹 회원국 대표들과 일본의 만주침략을 규탄하는 외교활동을 벌이는 한편, 세계 주요 언론사 기자들에게 한국독립을 청원하고 임시정부 승인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하와이에서 워싱턴으로 이주했고, 1941년 일본을 제압하지 않으면 반드시 미일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견한 '일본내막기'를 저술했다.
1941년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외교위원장・대한민국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에 임명됐고, 1942년 한인자유대회를 개최하고, 한미협회를 설립했다. 아울러 1945년 4월 국제연합 창립총회 한국대표단 단장에 임명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6·25전쟁 중 한강 인도교 폭파와 사사오입 개헌, 3·15 부정선거 등 과에 대한 평가도 있지만 해방 후 대한민국의 토대를 구축, 한반도에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았으며, 한미동맹의 결정적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954년 11월 18일 발효된 한미관계를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 협정이며 한국이 외국과 맺은 유일한 동맹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정식명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이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