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물납주식...넥슨 빼고 1500억원 공개 매각
2024.01.02 16:19
수정 : 2024.01.02 16: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세금 대신 받아 둔 '국세물납주식' 1500억원어치의 3차 공개 매각에 나선다. '대어' 넥슨 주식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2차 공개매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주식은 3차부터 10%p의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서다.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년도 제3차 국세물납증권 매각 예정가격 결정'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56개의 국세물납증권 공개매각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국세물납증권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증권으로 납부 받아 국가가 보유 중인 비상장증권이다.
이번에 공개매각을 추진하는 국세물납증권은 총 1484억원 규모다. 건설업 21개, 제조업 16개, 부동산업 7개, 도·소매업 6개, 기타 업종 6개 등 총 56개 종목이 대상이다.
특히 매각예정가격이 100억대 이상이며 재무상태가 양호한 종목을 다수 포함했다. 지산리조트(주), 고려해운(주), (주)빅스타건설 등이다.
지난해 5월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의 유족이 물납한 NXC 지분은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단숨에 2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NXC 29%의 지분은 지난해 12월 18일 1차 입찰에서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데 이어 29일 2차 개찰에서도 결국 주인을 찾지 못했다.
3회차부터는 매 회차마다 10%p씩 최대 50%p까지 가격을 깎을 수 있다. 넥슨 상속세 6조원 가운데 4조7000억원을 주식으로 물납한만큼 회차를 거듭할 수록 국세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4조7000억원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통매각' 대상자를 물색하는 이유기도 하다. 주식을 쪼개 팔 경우 결과적으로 통매각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지 않다. 단숨에 넥슨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규모지만 사실상 경영권과 의결권은 빠진 기회다. 물납 주식을 뺀 나머지 주식 대부분을 아직 고 김정주 회장의 유가족들이 갖고 있다. 크게 보면 '2명 중 2등'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의결권 역시 비상장사 상태의 NXC에는 해당하지 않는 권리다.
정부는 3차 매각 대상에서 NXC를 빼고 수의계약을 통해 구매자를 물색하는 중이다. 별도 입찰 경쟁 없이 정부와 직접 계약을 맺고 주식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입찰 참여에 필요한 ‘국유재산 입찰 참가자 준수 규칙’ 의무가 빠지는 만큼 더욱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까지 계약 대상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대표이사가 60세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2011년 16.7%에서 2020년 25.6%로 훌쩍 늘어난 상태다. 향후 10년 내로 물납주식의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