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정치권 초긴장.."불필요한 발언 자제" 당부

      2024.01.02 16:52   수정 : 2024.01.02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피습을 당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총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피습 행위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번 사태가 이 대표를 향한 과도한 비난이나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별 당부에 나섰다. 신당 창당을 조만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의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앞서 수사 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원들을 향해선 "제가 피습당했을 때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이 동료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우리가 진영이나 상대를 생각(고려)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히 하기 위해 (상대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우리 모두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혹여나 이번 사태가 혐오 발언이나 유사 범죄로 이어지면 국민의힘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의 쾌유 기원 외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부터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해온 한 위원장은 이날 소식을 접한 이후 관련 발언을 최소화했으며, 저녁에 예정된 지역 언론사 주최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가 이 대표를 향한 동정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권은 물론 야권도 이 대표를 공격한 용의자의 신원이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홍 원내대표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온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지난 주말 이 대표와 만남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이 전 대표는 오는 4일께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자세한 사건 경위 등 상황을 살핀 뒤 차후 행보를 정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던 비이재명계도 잠시 쉼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상식'은 이날 사태가 터지기 전 통합비대위와 관련해 오는 3일 최후통첩을 예고했으나 현재로선 이 대표를 압박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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