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뱅커가 상담부터 판매까지… 디지털 화폐 시대도 대비
2024.01.02 18:22
수정 : 2024.01.02 18:22기사원문
■'미래은행' AI가 확 바꾼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은행산업의 당기순이익은 △이자이익 정체 △대손비용 증가 △은행산업 경쟁 심화 여파로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11월 2024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을 19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약 2조원 줄어든다는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디지털에 투자하고 있다.
당장 조직부터 바꿨다. KB국민은행은 은행 내 '금융AI센터'라는 전담조직을 꾸렸다. 금융 패러다임 변화 핵심은 AI라는 판단이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은 "초거대 AI는 국가 어젠다다. 인구가 지속 감소하고 전체적인 경제 흐름이 안 좋기 때문에 AI 활용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융에선 내부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출 의사결정 관리 △개인화된 대화형 서비스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위험평가 및 상품 개발 △사기탐지·예방 △포트폴리오 최적화 △회계 자동화 및 재무데이터 추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고객 관리 데이터 추출과 준법 감시·위험 관리도 AI를 활용한다.
이미 챗봇 상담은 일상이 됐다. 신한은행은 2021년 10월 새 앱 출시에 맞춰 챗봇 전면개편을 했다. 챗봇에서 즉시 업무를 완결할 수 있도록 다빈도 업무에 완결형 시나리오를 도입했다. 고객이 이체한도 변경 방법을 물어보면 챗봇이 바로 변경해준다.
지난해엔 행내 대화형 AI 서비스를 구축했다. 챗봇과 음성봇, 음성뱅킹, AI 은행원 간 상담을 연계한다. 고객이 오전에 챗봇을 통해 이체한도 변경을 진행하다가 중단하고 오후에 음성뱅킹으로 접속하면 음성뱅킹에서 이체한도 변경을 이어갈지 제안한다.
하나은행은 '하이챗봇'을 운영한다. 하이챗봇이 하나원큐 상품몰의 상품을 소개하면 하나원큐 상품가입 페이지로 이동해 원하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생성형 AI를 도입한다. 올해 초 생성형 AI로 일부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청약이나 여신 업무에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며 "예적금 신규 상담 관련 학습데이터 제작, 언어모델 개발과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우리 WON뱅킹 챗봇에 적용하고 상담업무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아르미KMS △AI상담도우미·챗봇·콜봇·은행원 등 고객 서비스와 데이터 관리 부문에서 AI를 도입했다. 30대 이로운 과장과 20대 정이든 계장은 농협의 AI은행원이다. 은행 창구의 키오스크에서 만날 수 있다. 금융상품 설명은 물론 카드 판매 업무도 24시간 수행한다. AI 콜봇도 있다. 고객이 전화하면 고객의 음성을 듣고 의도를 분류해 담당 업무 상담사로 연결한다. 소비자가 농협은행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어 담당업무자와 연결하기까지 시간을 줄여준다. 콜봇이 하루에 소화하는 상담만 7000건이 넘는다.
은행도 업무에 AI를 활용한다. 농협은행 버전 위키피디아인 '아르미KMS'다. AI검색엔진으로 상담사와 영업점 직원들이 업무 매뉴얼과 고객 응대 매뉴얼을 알 수 있다.
■CBDC는 미래은행의 기회
금융분야 AI가 급성장하면 미래 은행의 모습도 달라진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AI 기술로 △오픈 API 플랫폼 △슈퍼앱 △신용평가 고도화 △초개인화가 가능해진다.
한국은행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하는 CBDC 활용성 테스트도 은행들에 디지털 혁신을 앞당길 기회다. 올해 4·4분기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을 가진 예금토큰을 발행한다. 바우처 발행을 희망하는 기관이 은행에 의뢰하면 은행이 예금토큰을 발행한다. 소비자가 예금토큰으로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지급조건 설정과 대금지급 자동화가 가능해져 금융수수료와 정산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은행권이 AI를 통한 디지털 혁신에 나선 가운데 풀어야 할 숙제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AI 정확성과 신뢰성 △데이터 쏠림에 인한 독과점 문제 △데이터 보안과 고객정보보호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