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미지수...자구책 현실성 '관건'
2024.01.04 05:00
수정 : 2024.01.0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과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마무리되면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관심이지만 미지수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전달 정부가 워크아웃을 염두에 둔 충분한 지원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제는 태영이 현실성있는 자구안을 마련해 실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는 11일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 경영 개선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자구안 진정성 있나..이견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태영건설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서 채권단 600여 곳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태영건설의 회사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에 대한 설명으로, 실질적인 경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 충분한 지원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정부의 시장안정대책을 위한 85조원 자금 가운데 60조원의 잔여 재력이 있고 필요한 경우 언제든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태영건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보증하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도 보증여력을 확대한 상태로 현재 보증금의 70배 보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은 태영건설 자구안에 달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금융당국도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 노력을 정부지원의 전제로 달았다.
다만 현재 태영의 자구 계획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워크아웃 실행 여부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9일 만기된 상거래채권 1485억원에 대해 전액 상환을 하지 않으면서 채권단 사이에서 불신감도 제기된 것. 실제 2일 태영건설은 "2023년 12월 29일 만기된 상거래 채권상환을 위해 TY홀딩스에 400억원을 요청해 차입했으며 향후 733억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의 필요 상황에 따라 차입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주요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보다는 다른 계열사인 종합환경업체 에코비드와 골프·레저업체인 블루원 등의 매각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태영건설 경영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경기 부진 속 자금난 촉각
이런 가운데 이번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를 둘러싼 건설업계 유동성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워크아웃 신청이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공능력 20위 이내 건설사 부실 확인에 따른 부동산PF 관련 업종 기피 현상은 보다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설업계는 이번 워크아웃 신청으로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PF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별 자기자본대비 위험·주의 PF비율은 태영건설이 183.7%에 달하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146.3%, KCC건설 42.9%, 한양건설 37.4%, 신세계건설 33% 등으로 나타났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기업구조개선에 나섰다. 채권단협의회는 워크아웃 신청 14일 이내인 이달 11일까지 개최되며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최종 확정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