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기차 공장 찾은 정의선 "끊임없는 변화가 혁신 열쇠"
2024.01.03 18:13
수정 : 2024.01.03 18:36기사원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개최한 신년회에 푸른색 셔츠에 남색 재킷, 베이지색 면바지, 운동화를 신은 모습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전기차 전용공장서 첫 신년회
이날 정 회장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신년회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가 아닌 기아에서 신년회를 개최하는 것은 1999년 기아 인수 및 그룹 편입 이래 처음이다. 또 생산공장에서 신년회를 여는 것도 최초다. 정 회장은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새해를 시작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출발해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예정대로 이어가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정 회장은 미래차 전환에 있어 핵심 경쟁력으로 소프트웨어와 품질을 꼽았다. 그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품질을 다 같이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우리가 다소 뒤처진 면은 있지만 열심히 해서 그 부분은 따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같이 가야 될 부분이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신년회에서 이례적으로 보안 의식을 강조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중국 유출 사건 등 여타 기업의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수십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지속성장의 원천이 되는 우리의 지적자산을 지키기 위해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AAM·전동화 비전 제시
올해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선 정 회장의 신년사와 함께 김흥수 글로벌 전략 담당(GSO) 부사장, 신재원 미래항공모빌리티(AAM)본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로보틱스, AAM, 전동화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김 부사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사람에게 작업도구를 건네주는 영상을 보여주며 "향후 로봇은 인간 삶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 수행이 가능하고 이동, 조작 능력의 고도화와 함께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환경과 상황에 맞는 기능을 수행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사장은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은 기아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인 EV3와 EV4를 연간 15만대 생산하여 전동화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의료 등의 분야를 둘러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전년비 6.2% 증가한 연간 730만2451대를 판매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년에 이어 도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 달성이 확실시된다. 다만, 당초 목표치(752만대, 9.8%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기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아는 연간 308만대를 판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연간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기존 기아의 최대 판매실적은 2014년(303만대)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 강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