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 적지만 정치에는 관심" 李 피의자, 흉기 개조해 준비

      2024.01.04 05:43   수정 : 2024.01.04 0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부산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부동산중개업자 김모 씨(67)는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주변 인물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평소 말수가 적었으나, 정치에는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해서는 흉기를 직접 개조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3일 오전 김 씨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시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실은 문이 닫혀 있었다.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필기류, 신문 등이 놓여 있고 최근까지 영업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건물주 A 씨는 연합뉴스에 “김 씨가 전 건물주에게 진 빚도 160만 원 있고 밀린 월세까지 합하면 빚이 500만~600만 원가량 됐다”며 “지난해 연말 사무실을 처분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그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원룸 임차나 매매, 상가 주택 건물 등을 주로 취급했는데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서 실제 거래가 성사된 것은 많이 없어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부동산 중개사무실에는 은행으로부터 내용증명 등기우편이 왔지만, 수취인 부재로 등기나 송달은 이뤄지지 못해 우편물 도착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여기에 월세 5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왔는데 지난 7개월간 월세를 밀려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말수 적고 술도 마시지 않아…정치에는 관심 보여

이런 가운데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김씨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던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김씨에 대해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인것 같다”며 “인사 외에는 말수도 적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보는 등 정치에는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김씨의 범행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한 주민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며 “그냥 살기 버거우니까 정치인에 원한도 생기고 홧김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 흉기 일부 변행 등 개조


김 씨는 범행 도구를 미리 개조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김씨가 이 대표를 급습할 때 사용한 흉기는 길이 17㎝, 날 길이 12.5㎝ 크기의 등산용 칼이었고, 손잡이 부분이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원래 크기인 흉기의 자루를 자르는 등 범행에 용이하도록 일부 변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동선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전날인 1일 오전 부산에 도착했다가 울산으로 간 뒤 1일 오후 부산에 온 것을 소지한 기차표를 통해 확인했다. 김씨는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장 인근에서도 목격됐다. 경찰은 김씨가 경남과 부산 등을 순회하는 이 대표를 따라다닌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동선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부산지법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수사관 25명을 투입, 김씨의 거주지와 그가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김씨의 당적 논란과 관련해 당적 확인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일 10시 29분쯤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찔러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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