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승천하는 용, 보러 가봐용

      2024.01.05 04:00   수정 : 2024.01.05 04:00기사원문

2024년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1월이 되면 새해맞이 여행을 떠나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이들이 많다. 나와 가족의 건강과 평안, 그리고 무탈한 1년을 위해 가지런한 마음가짐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순간을 위해 발 딛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개운해지고 힘이 솟는 장소를 찾게 된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소망을 빌 수 있는 국내 여행지 4곳을 소개했다.


'용'을 테마로 한 명소 곳곳을 거닐면서 올해 바라는 목표들이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 또 순리에 따라 '될 일은 된다'는 생각으로 가볍고 힘차게 나아가보자.


■'해룡 설화' 깃든 삼척서 소원 빌기

강원도 삼척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는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삼척 해안에 조성됐다. 수로부인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로, 향가인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다.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다. 지상과 산을 연결하는 높이 51m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오르기 편하다.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지며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연 석재를 깎아 만든 조형물은 높이 10.6m, 무게 500t에 이를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해룡이 수로부인을 모시고 나타나는 '해가'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아래 받침돌에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냈다. 조형물 뒤로는 짙푸른 망망대해가 펼쳐져, 여의주를 문 용이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 상서로운 기운이 사방에 넘친다.

해가사의터는 삼척 최북단 증산해변 입구에 위치해 있다. 수로부인 설화를 토대로 복원한 임해정을 비롯해 '해가'와 '헌화가' 내용을 담은 지름 1.3m, 높이 1.67m 구형 석재 조형물인 '드래곤볼'을 만날 수 있다. 드래곤볼을 돌려 용을 탄 수로부인 그림이 본인 앞에 멈추면 소망한 일이 모두 이뤄진다고 한다.


■새해 첫 등산은 용봉산으로 떠나자

충남 홍성에는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381m)이 있다. 산 모양이 거침없이 나아가는 용과 상서로운 봉황의 머리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용봉산 기슭에는 영산회괘불탱(보물) 등 여러 문화재를 보유한 용봉사가 자리잡고 있다. 용봉사 지장전 뒤로 난 길을 걸어 올라가면 약 4m 높이로 조각한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보물)이 보인다.

악귀봉(368m)으로 가는 길에는 삽살개바위, 두꺼비바위, 물개바위가 있다. 노적봉(351m)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바위 틈을 뚫고 가로 방향으로 누운 듯 자라는 소나무, 행운바위와 솟대바위 등을 지나친다. 용봉산 정상을 알리는 표석 주변에 서면 저 멀리 병풍바위와 악귀봉, 노적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악귀봉과 노적봉, 정상까지 두루 감상하고 내려오면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용이 휘감은 듯 신비로운 '회룡포'

경북 예천 용궁면은 지명 자체에 '용'이 포함돼 있다. 마을을 둘러싼 회룡포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도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하는 듯해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비가 많이 올 때에는 섬으로 변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마을 외에도 비룡산과 용문사 등 이름에 '용'이 들어간 명소가 인근에 여럿 있다.

비룡산 전망대인 회룡대에서는 회룡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용왕각과 용바위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 마을을 감싸듯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경외감이 절로 생긴다. 회룡대에서는 앞산에 있는 사랑의 산(하트산)이 보인다. 두 산이 겹쳐 골짜기를 이룬 모양이 하트로 보여 사랑의 산으로 불린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하트 모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회룡포마을은 고즈넉한 매력이 가득해 산책하기에 좋다. 회룡포와 내성천을 미로로 표현한 회룡포미르미로공원도 둘러볼 만하다. 하루 열 번 기차가 서는 용궁역은 지난해 10월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역사 내부에 용궁역의 추억을 간직한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별주부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오토마타(기계장치를 통해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가 특히 인기다.


■'승천한 용'의 기운 얻는 용바위

전남 고흥 용암마을에 위치한 영남용바위에는 용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온다. 먼 옛날, 이곳에서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널따란 반석을 따라 조심스레 걸어 들어가다 보면 전설이 눈앞에 펼쳐진 듯 놀라운 풍경을 만난다.

영남용바위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사이에는 해안 탐방로 '미르마루길'이 조성돼 있다. 주변의 기암절벽과 몽돌해변, 탁 트인 바다를 두루 감상하며 걷기에 좋다. 전설과 관련이 있는 용굴, 사자바위도 볼 수 있다.
미르마루길 끝에 고흥우주발사전망대가 나온다. 17㎞ 떨어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로켓의 궤적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전시를 통해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