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과 규제완화로 저성장에서 탈출해야

      2024.01.04 18:47   수정 : 2024.01.04 18:47기사원문
올해도 우리 경제가 활짝 갤 것 같지 않다. 대내외 여건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불경기가 끝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해 출범한 제2기 경제팀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4일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하반기보다 0.2%p 낮춰 2.2%로 잡았다. 물가는 2.3%에서 2.6%로 전망치를 0.3%p 높였다. 올해 경제를 좀 더 나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상황이 바뀌면 낮추거나 높일 수 있고, 틀려도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목표다. 목표는 현실보다 높게 잡고 달성을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지난해 성장률(추정)은 1.4%로 낮았고,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의 2.2% 성장률은 예측치이면서 목표치이기도 하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정부 전망보다 더 낮게 본다. 특히 LG경영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8%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28위의 노동생산성과 급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보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만약 올해도 1%대 성장률에 머물면 2년 연속 1%대 성장률이라는 첫 기록을 세우게 되고, 장기 저성장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개혁, 규제완화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말부터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이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경고음을 울렸다. 더불어 미분양이 늘어나고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불황기일수록 정부의 역할은 커진다. 부실이 더 큰 부실을 부르기 전에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자금경색에 빠진 건설기업들이 최우선이다. 옥석을 가려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퇴출시키고, 살려야 할 기업에는 돈을 풀어 회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내수의 기반이 되는 소비는 심리다. 내수진작을 위해 적절한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결국은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부유층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도록 해 돈이 돌게 만들어야 한다. 소비를 가로막는 고물가 관리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정부 발표에는 내수진작책들이 들어 있다. 외국 제품보다 우리 물건을 집어들게 만들고, 외국으로 나가는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상품을 잘 만들어야 하고, 관광 인프라 확충과 바가지요금 근절 등 세심한 대책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수소 등 5대 첨단산업에 3년간 '150조+α'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3년 안에 성과를 보겠다는 조급한 마음보다 후세를 위해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차근차근 키워가기 바란다. 우리가 기대어 살아갈 미래의 먹거리다.

나라로는 중국, 품목으로는 반도체에 치중된 수출구조도 다변화해야 경기가 하락할 때 영향을 덜 받는다.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해줘야 한다.
올해 수출목표 7000억달러를 달성하려면 가장 중요한 분야가 무역금융이다. 정부는 355조원을 지원, 수출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능력을 보여줄 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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