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취급받는 재료로 맛 내고 싶었다"..나폴리 피자장인, 피자에 '이것' 올려 이태리 '발칵'

      2024.01.05 07:32   수정 : 2024.01.05 07: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피자 장인(피자이올로)이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나폴리의 유명한 피자 거리인 비아 데이 트리부날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지노 소르빌로는 파인애플을 토핑으로 올린 '마르게리타 콘 아나나스'를 출시했다.

삼대째 피자를 만들어온 소르빌로는 미국 마이애미와 일본 도쿄, 스페인 이비사 등 전 세계에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폴리 본점에서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인 게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음식에 대한 편견에 맞서기 위해 파인애플 피자를 만들었다"고 신메뉴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출시한 '마르게리타 콘 아나나스'는 일반적인 하와이언 피자와 달리 토마토 층을 벗겨내고 최소 세 가지 치즈를 뿌린 게 특징이다.
여기에 파인애플은 캐러멜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두 번 구워 얹었다. 피자 한 판 가격은 7유로(약 1만원)로 알려졌다.

소르빌로는 "지난 몇 년간 많은 사람이 이전에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음식 재료나 조리 과정을 비난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독극물 취급을 받는 논란의 재료들을 나폴리 피자에 올려 맛을 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재료 하나 또는 준비 단계 하나를 바꾸기만 하면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 수 있다"면서 "나폴리의 다른 피자집 메뉴에도 조만간 파인애플 피자가 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피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소르빌로는 "이번 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인 뒤 모욕적인 글이 달리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다"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국영 TV에선 파인애플 피자가 논쟁의 주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소르빌로는 "호기심을 갖고 파인애플 피자를 먹어본 사람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파인애플 피자를 SNS에 올리기 전에 몇 주간 메뉴에 슬쩍 올렸는데 많은 사람이 주문했고 심지어 나폴리 사람들도 주문했다"고 전했다.

나폴리에 직접 가 소르빌로의 파인애플 피자를 먹어본 음식 저널리스트 바르바라 폴리티는 "맛있고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폴리티는 "1493년 제노바 출신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이탈리아 이름은 크리스토포로 콜롬보)가 서인도제도 과들루프에서 파인애플을 맛보고 유럽에 가져온 뒤 파인애플은 오랫동안 유럽 음식 문화의 일부였다"면서 "처음엔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중엔 꽂히게 되는 스시와 약간 비슷하다"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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