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다 벗겨져 있었다"..'롤스로이스 마약 의사'에 피해자들 '격분'
2024.01.06 14:03
수정 : 2024.01.06 14:21기사원문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준강간,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40대 의사 염모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경찰은 염씨가 '롤스로이스 사건' 피의자인 신모씨(28)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던 중 염씨의 불법촬영 등 성범죄 혐의도 포착했다.
염씨는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수면 마취상태의 여성 환자 10여명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염씨는 여성들이 잠들면 자신의 신체 부위를 여성들의 얼굴에 가져다 댄 뒤 영상을 촬영하는 등의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씨에게 성추행 및 불법 촬영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현재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지난 4일 MBC를 통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접했던 염씨의 불법 촬영물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당시 지인의 소개로 염씨의 병원에 가게 됐다는 피해자 A씨는 "처음에 그 사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라는 물음에 "수술실에서 제가 누워 있는 사진이었는데 위·아래가 다 벗겨져 있었다. 더 이상 못 보겠더라"라고 말했다.
현재 하던 일까지 그만뒀다는 A씨는 "도저히 말할 곳도 없고, 병원에 다니면서 그냥 수면제 없으면 잠도 못 자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3년 전부터 염씨의 병원에 다녔다는 40대 여성 B씨도 증거물을 본 이후로 평범한 일상을 통째로 잃었다. 그는 "이게 다른 사건으로 인해 밝혀지지 않았으면 저는 아직도 그 병원을 다니고 있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B씨는 "혹시 이게 지금 소장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유통했거나 다른 사람과 공유가 됐을까 봐 두렵다"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피해자들은 염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이름을 바꾸고 병원 간판을 바꾸고 개원을 하면 또 모르고 사람들이 갈 거다. 다시는 의사를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된 신씨에 대해서는 접견 조사 후 빠른 시일 내에 송치할 계획이다.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염씨 병원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후 운전대를 잡았다가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20대 여성을 차량을 들이받았다. 현장에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숨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