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잡아라"...네이버-아프리카TV '2파전'
2024.01.07 14:34
수정 : 2024.01.07 14: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오는 2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아프리카TV와 2파전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향후 화질개선 등 인프라 구축은 물론 스트리머 관리 및 유해 콘텐츠 필터링 등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치지직 일일활성이용자수(DAU)가 지난 2일 기준 평균 37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평균 DAU는 각각 트위치 69만명, 아프리카TV 63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로 보면 그동안 트위치는 국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트위치 MAU는 216만명으로 여전히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트위치가 다음달 철수하면 점유율은 다른 플랫폼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TV 등은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해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MAU 2위(189만명) 아프리카TV와 후발 주자이자 신흥 강자인 치지직(99만명)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양사 모두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내놨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기존 아이디를 아프리카TV에서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이전 플랫폼에서 진행한 누적 방송시간을 최대 400시간 인정해 '베스트BJ' 지원 자격을 준다. 콘텐츠 제작비용과 신인 스트리머를 위한 프로그램도 추가로 지원한다.
치지직도 내달 13일까지 진행되는 '구독기간 이어가기'로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용자가 트위치에서 팔로우했던 스트리머 리스트가 치지직에 자동으로 추가되도록 했다. 또 스트리머는 트위치에서 구독자 이모티콘 및 배지를 치지직 스튜디오에 불러올 수 있고 원하면 활동을 제한했던 시청자 리스트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스트리머 대이동이 시작된 만큼 유해 콘텐츠나 문제가 되는 스트리머를 걸러내는 것도 성공의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치지직 베타서비스에 참여한 한 스트리머가 3일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치지직 측은 해당 스트리머의 채널 운영을 정지하는 등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향후 이 같은 스트리머 및 콘텐츠 관리는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치지직은 5일 방송 연령 제한 옵션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연령 제한이 설정된 경우 이용자는 계정 본인 인증 완료 후 시청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음란물 필터링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인 '엑스아이'(X-eye)도 치지직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TV는 올 상반기 내 글로벌 플랫폼 '숲'(SOOP)을 선보이고, 1인 미디어 진행자(BJ)나 후원에 사용되는 별풍선 등의 명칭을 변경해 이미지 쇄신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어느 플랫폼에 정착하는지가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라며 "부적절한 콘텐츠를 올리는 등 이용자에게 불쾌한 경험을 주는 스트리머들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했졌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