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다치고 서울서 치료받은 李... 의료계 중심 지역의료 외면 비판
2024.01.07 18:19
수정 : 2024.01.07 19:14기사원문
■ "지역의료 외면" 비판... "응급법 적용 사안은 아냐"
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전원에 대해 지역 의사회가 잇따라 성명을 냈다. 전라북도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 서울의사회 등이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전북의사회는 지난 6일 성명에서 "부산에서 습격 당한 이후 닥터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은 것은 지역의료붕괴 문제를 외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오는 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 수준의 센터로 꼽힌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의료진은 "필수 의료로서 지방 병원의 역할이 있는데 서울 쏠림이 심해지면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의 전원 자체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응급의료법에는 응급 환자를 발견하거나 요청받으면 즉시 응급의료를 해야 한다는 정도로 규정돼 있다"며 "부산대병원에서 조치를 받아 응급상황은 수습했기 때문에 응급의료법 적용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 의전서열상 8위인 이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했다면 본인과 가족 의사를 반영해 헬기로 서울 이송도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 "사람 목숨 논란 돼야 하나" 의견도
위법성 여부를 떠나 시민들의 의견도 갈린다.
우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가능하다고 봤지만 지방의료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직장인 최모씨(30)는 "상징적인 인물이 부산에서 서울로 이동한 것 자체가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방의료에 대해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서울대병원 전원이) 이해는 된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신에게 익숙한 곳에서 치료 받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반대로 부산 거주자가 서울에서 사고를 당해 부산으로 전원할 경우 논란이 됐을지 의문"이라며 "문제 되는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노유정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