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야, 2024년 예산 총액 합의...셧다운 고비 넘겨
2024.01.08 13:24
수정 : 2024.01.08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봄부터 2024년 예산안으로 다투고 있는 미국 여야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연방 정부의 업무 정지(셧다운)을 앞두고 마침내 예산 총액에 합의했다. 미 여야는 앞으로 예산안 세부 내용을 채우기 위해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나 협상이 다시 결렬될 경우 셧다운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7일(이하 현지시간) 미 여야 지도부가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의 상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존슨이 공개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2024년 회계연도 예산은 최대 1조5900억달러(약 2089조1010억원)가 될 전망이다. 해당 금액은 8860억달러(약 1166조3304억원)의 국방 부문 지출과 7040억달러(약 926조7456억원)의 비(非) 국방 부문 지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미 여야가 지난해 5월 부채한도 협상에서 합의한 금액과 같은 액수다.
슈머는 "연방 정부 셧다운을 피하고 미국인을 위한 중요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가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아갈 길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이날 다른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100억달러의 미 국세청 예산을 비롯해 61억달러의 미사용 코로나19 구호 예산 등 "힘들게 싸워 얻은 양보"를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합의로 미 납세자들의 돈을 아끼고 연방 정부의 요식 체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여야 합의를 환영한다며 공화당에게 "중요한 국내 및 국가안보 우선순위 사안에 대해 재원을 공급할 기본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미 여야는 이미 지난해 봄부터 바이든 정부의 예산을 놓고 격렬하게 대립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및 복지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며 공화당은 우크라 지원 및 복지 예산 삭감과 국경 경비 강화 등을 요구했다.
현재 여야는 지난해 9월과 11월에 걸쳐 임시 예산안에 합의하여 셧다운을 미루고 있다. 미 정부 부처들은 2024년 예산이 확정되지 않으면 오는 19일과 2월 2일에 단계적으로 셧다운에 처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합의로 셧다운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세부 예산안은 여야가 합의를 마치더라도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하원과 민주당이 과반인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슈머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합의된 비 국방 부문 예산이 7727억달러(약 1015조7914억원)이며 전체 예산 규모가 약 1조6600억달러(약 2185조2240억원)라고 주장했다. WSJ는 민주당이 미국 내 비 국방 부문에 쓸 수 있는 약 690억달러의 부가 예산을 공화당의 주장과 달리 비 국방 부문 예산에 미리 집어넣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당이 지난해 6월 상하원을 통과한 부채한도 유예 법안(재무책임법)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내 강성 우파 모임인 하원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은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합의가 "총체적인 실패"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했다. 공화당의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주)은 "우리는 하던 것처럼 우리에게 없는 돈을 계속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당내 반발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원하는 만큼 예산을 깎지 못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든은 지난해 10월 우크라 지원 예산과 이스라엘 지원 예산을 하나로 묶어 추가 안보 예산안을 만들어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공화당의 거부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번 예산 총액 협상에는 해당 추가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