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자 귀환 투표가 대만 대선 변수? 전체 5% 비중
2024.01.08 14:18
수정 : 2024.01.08 14: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대만 총통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해외 거주자들의 귀환 투표와 제3 후보인 민중당의 커원저의 선전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대륙(중국)에 상주하는 친중적인 대만 기업인 등의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대만으로 돌아와 투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를 인정하고 있지 않아, 해외 거주자들이 직접 대만으로 돌아와서 투표를 해야 한다.
대륙에 거주하는 대만 기업인 등은 100만명 가량으로 대만 전체 유권자 1980만명의 5% 수준이다. 1~2위의 표차가 5%p 내외인 상황에서 이들의 투표는 총통 선거는 물론, 야당인 국민당이 앞서 나가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민당과 중국 정부측은 이들에게 귀환 투표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중국 남부 5개 지역을 순방하며 현지 대만 상주자들의 총통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본토의 대만기업협회는 10개 항공사와 협력해 선거를 위한 할인 귀국 항공편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만 시민단체 경제민주연합은 본토의 대만기업협회가 중국공산당 중앙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단체라고 주장하면서 해당 조치는 선거 개입 행위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서구 등에 거주하는 대만인들도 일부 투표 참여를 위해 귀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거리와 비용 등의 이유로 대륙 거주 투표 희망자에 비해 귀환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당의 8년 집권과 여야 양당 체제에 실망한 20~30대 유권자들은 여전히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채 제3의 후보인 커원저 후보에게 쏠리는 상황이다. 집권 민진당과 국민당이 사표를 막자며 자신들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젊은 유권자들은 생활 여건 개선 등 실용적인 어젠다를 들고 나온 커원저 후보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HKFP는 커 후보가 소셜미디어에서는 확실한 선두주자라면서 그의 막판 뒤집기 노력을 소개했다. 커 후보는 64세지만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가볍고 유머러스한 어투로 낮은 임금, 높은 집세에 고심하는 대만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10만 명으로 다른 두 후보보다 압도하고 있고, 다른 후보는 계정조차 개설하지 않은 틱톡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커원저는 그간 "청색(국민당)과 녹색(민진당)을 초월하고 이념 대신 실용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HKFP는 "갈수록 공격적인 중국과의 충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그러한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두고 여론이 갈리는 가운데, 대만의 운명에 대한 무력감 속에서 양극화된 정치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혐오감까지 조성되는 것도 커원저의 부상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공포된 여론조사인 대만 연합보의 지난 2일 조사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는 32%, 국민당의 허우유이 27%, 커원저 2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