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소프트웨어' 大전환 현대차…인류의 삶 바꾼다
2024.01.09 06:00
수정 : 2024.01.09 08:17기사원문
【라스베이거스(미국)=최종근 기자】"과학과 휴머니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현대자동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미디어 데이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Ease every way)'을 주제로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4에서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종합 '수소 솔루션'과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를 연결해 최적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혁신' 등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지난 2022년 대비 3배 넓어진 2006㎡(약 60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는 등 역대급 전시관을 꾸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현대차에게 진보란,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긍정 영향으로 평가된다"며 "이번 CES 2024 현대차 주제인 Ease every way는 크고 어려운 청사진이지만, 56년간 사람을 위해 한결같이 유지해온 도전정신의 DNA를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의 경연장 CES서 '수소사업' 큰 그림 제시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차를 비롯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각 계열사 역량을 결합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궁극의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수 년 내 메가와트(MW)급 PEM수전해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알카라인 수전해 대비 PEM 수전해 수소 생산비용은 약 1.5배 정도 비싸지만 향후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부품 및 생산 인프라 공용화를 통해 현재의 PEM 수전해와 알카라인 수전해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소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만의 차별성이다.
또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 가축분뇨 등의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도 공개했다. 현재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수전해 방식이지만 수자원이 제한적이거나 재생에너지 공급이 용이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실현이 어렵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W2H)과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P2H)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
현대차는 미국, 인도네시아 등 각 지역에서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HTWO Grid 솔루션을 확산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민간 합작 프로젝트에는 W2H 생산 모델 중심의 HTWO Grid 솔루션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에 엑시언트 수소전기차 30대가 참여하여 품질 검증 및 배기가스 감소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수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H2Hub'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메타플랜트가 건설되고 있는 조지아주와도 사바나 지역의 청정 물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를 물류에 도입하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조지아주와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최종 사용자로서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만3000t에서 2035년까지 약 300만t으로 늘린다. 현대차그룹이 수소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에 기여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일환이다.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넥쏘 후속 모델도 투입한다.
新소프트웨어 전략 SDx 베일 벗어
현대차는 CES 2024에서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을 제시했다. SDx의 핵심은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없이 연결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SDx 비전을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창립부터 지금까지 최우선으로 여겨온 '안전'과 '편의'의 가치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Dx는 먼저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전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SDV(Software defined vehicle)에서 출발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각각 개별적인 개발 및 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과 플릿(운송·물류·유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차량 그룹)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AI와 접목하여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후,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SDx의 목표다.
SDV개발 방식이 모빌리티 전반에 확산, 적용되면 플릿 비즈니스 솔루션을 강화할 수 있다. 차량의 정확한 위치와 상태를 투명하고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효율적인 차량관리가 가능해진다. 더불어 교통, 운송 인프라 등 외부 데이터와의 연결성도 높아져 문제 상황 발생시 최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즉각적으로 가능하다.
차량 등 모빌리티 전반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면 AI 기능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부터 전처리, 모델 학습, 평가 및 배포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머신 러닝 프로세스를 적용하기 쉽다. 머신 러닝 프로세스가 적용된 차량 기술과 서비스는 시스템 유지 및 업데이트가 자동화돼 항상 최신 데이터와 트렌드를 통합, 관리할 수 있고 잠재적인 문제를 예측, 예방하고 이슈 발생시 즉각 해결할 수 있다. SDx 전략의 최종 지향점인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에서는 사람과 디바이스, 그리고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가 구축된다.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 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