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한다' 호응 얻는 윤석열표 민생 러시, 쌍특검 정면돌파
2024.01.09 05:00
수정 : 2024.01.0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들어 호응도 높은 민생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라는 신년사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년 공식 첫 행사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밝히며 개인투자자들의 많은 공감을 받은 윤 대통령은, 공매도 금지를 비롯한 증권거래세 손질 등 감세 방침을 유지할 것도 공언했다.
내달 설 연휴에 맞춰 성실 채무 상환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당시 대출상환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신용대사면' 추진도 계획중인 가운데, 오는 10일 재개발 현장에서 열리는 '주택' 관련 업무보고에서도 체감도 높은 민생 어젠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거듭 밀어붙이고 있는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의혹·도이치모터스 특검)이 민생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같은 민생 강공 드라이브로 정면돌파 한다는 방침이다.
9일 주식 관련 토론방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금투세 폐지 추진 발표에 대해 "부동산은 이미 수억, 수십억 넘사벽인데 금투세로 주식해서 좀 번 돈에 세금을 뜯으면 안 된다", "금투세는 민심에도 세수에도 역행하는 악법이니 폐지하는게 맞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이 총선 이후에도 공매도 금지를 풀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다면 미국장 폭락으로 연초에 코스피가 폭락했을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로 최근 코스피 약세가 더 심각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금투세 폐지 추진에 부자감세 비판을 "구태의연하다"고 일축했던 윤 대통령은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일관된 정책 추진 기조를 밝힌 바 있다.
1400만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정책 제시 이후 윤 대통령은 수백만명 규모의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사면도 추진, 당정은 관련 대책을 이날 발표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 때 발생한 대출 연체기록을 없애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시행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위기로 불가피하게 대출 상환을 못했던 것을 감안해 당시 연체기록을 삭제해 현재 대출을 받는데 영향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용정보원은 3개월 이상 대출 상환 연체기록을 길게는 1년 동안 보존하며 금융기관·신용평가사(CB)에 공유하는데, 이 경우 최장 5년간 활용돼 전액상환을 해도 대출연체 기록이 남아 금융거래 제한의 근거가 된다.
대상은 코로나 때 연체했다가 지금은 대출을 정상적으로 상환하는 영세업자들로, 현재도 연체하고 있는 업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올해 첫 주례회동에서 정부 운영 방향으로 '부처 칸막이 허물기'를 재차 강조한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경징계 기록 삭제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 정책 수립과 집행을 담당할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로, 인사혁신처가 주도해 시기와 범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개발·재건축의 착수 기준을 위험성이 아닌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꿀 것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관련 정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어진지 30~40년이 지난 주택 단지의 경우, 첫 단계부터 안전진단을 하지 않고 바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시행령 또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오는 10일 '주택' 관련 업무보고에서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하려고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안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연일 민생 대책 마련에 집중하면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쌍특검법과 같은 정쟁에 휘둘리기 보다 우직하게 민생 정책을 발굴해 추진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