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 베거스 지하터널 누빈다...머스크 '베이거스 루프' 타보니
2024.01.09 13:40
수정 : 2024.01.10 00:50기사원문
【라스베이거스(미국)=최종근 기자, 홍창기 특파원】"베이거스 루프(Vegas Loop)에 유일하게 1대 있는 사이버트럭입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앞에 있는 베이거스 루프 스테이션에서 만난 사이버트럭 운전기사 데이브씨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베이거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회사인 '보링컴퍼니'가 제작했다. CES 2024가 열리는 LVCC에 12m 지하터널을 뚫어 테슬라 전기차로 승객을 운송한다. 지하철처럼 정체 없이 라스베이거스 핵심 지역을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베이거스 루프는 사우스·센트럴·웨스트·리비에라·리조트 월드 스테이션 등 총 5개 역이 있다. 기존에는 LVCC에 위치한 사우스·센트럴·웨스트 스테이션 2.7㎞ 구간만 운행했지만, 2022년 리비에라·리조트 월드 스테이션 2㎞ 구간이 새로 추가돼 총 4.7㎞로 연장됐다.
이번에 베이거스 루프 운행에 투입된 사이버트럭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테슬라의 첫 전기 픽업트럭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차체를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만들어 총알도 뚫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무게가 3.5t에 달할 정도로 무겁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갈 때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2.6초에 불과할 정도로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물론 베이거스 루프 내에서는 사이버트럭의 모든 성능을 발휘할 순 없다. 지하터널이 좁은 탓에 직선 구간의 경우 시속 40마일(시속 약 64㎞), 곡선에서는 시속 30마일(시속 약 48㎞)이 최고 속도다.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도 아직은 이용할 수 없고,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다.
아직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실제 타본 베이거스 루프는 화려한 조명과 끝이 없이 이어진 지하터널, 몽환적인 음악 탓에 마치 우주선을 타는 느낌이었다. 특히 정체 없이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빠른 이동이 가능했다. 이날 기자가 모델Y를 타고 리조트 월드 스테이션에서 사우스 스테이션까지 4.7㎞ 구간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만약 이 구간을 차량으로 가려면 20분 이상이 소요된다. CES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일대에 교통 정체가 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교통수단인 셈이다. 보링컴퍼니는 앞으로 라스베이거스 곳곳으로 베이거스 루프를 연결해 총 길이 46㎞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VCC 내 구간인 사우스·센트럴·웨스트 스테이션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리조트 월드 스테이션으로 가려면 5달러를 내면 탑승이 가능하다. 유료이긴 하지만 탑승권을 구매하면 횟수제한 없이 하루 종일 이용 가능하다. 베이거스 루프 직원 제이슨씨는 "이번 CES 2024 기간 동안에는 80여대의 테슬라 차량이 투입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하루 약 2만~3만명이 베이거스 루프를 이용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