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글로벌 각축장 중남미 21세기 판 '엘도라도' 짓는다
2024.01.09 14:19
수정 : 2024.01.09 14:19기사원문
■중남미 전력프로젝트의 절대강자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00년 중남미 국가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중남미는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중미(멕시코 포함)와 카리브·남미 지역을 총칭한다. 위도상 북위 32도와 남위 54도 사이에 위치한다. 총 면적은 약 2055만㎢로, 33개 독립국과 영국·프랑스 등의 식민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중남미 진출의 첫 프로젝트는 브라질의 '포르토 벨호 340MW 복합화력발전소'이다. 당시 빠르게 성장 중이던 신흥국 브라질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주로 이어졌다.
이 사업은 일반적인 화력발전소와 달리 가스터빈의 폐열까지 활용하는 고효율 발전소다. 총공사비는 1억5197만달러다. 현대건설은 가스터빈 3기와 보일러 3기, 스팀터빈 및 부속 설비 일체를 담당했다. 지난 2000년 9월 착공한지 3년만인 2003년 9월 완공해 첫 중남미 진출 신고식을 무사히 치뤘다.
이후 현대건설은 우루과이 전력소비량의 25%를 담당하는 국가 최대 발전소까지 성공적으로 시공했다. 2012년 11월 착공한 '푼타 델 티그레 530MW 복합화력발전소'는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로부터 서쪽으로 40㎞ 떨어진 푼타 델 티그레 지역에 건설하는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현대종합상사, 한전KPS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수행했다.
■플랜트 수주, 중동→중남미로 본격 확대
현대건설의 두 번째 중남미 진출국은 '커피의 나라'로 친숙한 농업국가 콜롬비아다. 현대건설은 시장 개척을 위해 2010년 콜롬비아 보고타 지사를 설립한 지 2년 만에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베요 하수처리장'을 수주했다. 콜롬비아 제2의 수도인 메데인에서 25㎞ 떨어진 베요시에서 하루 처리용량 43만t의 하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3억5000만달러다. 이중 현대건설 계약금액은 1억7818만달러다. 현대건설 외에도 스페인 악시오나 아구아,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시공에 참여해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 친환경 시설로 건설됐다.
미생물을 활용하는 '표준 활성 슬러지 방식'으로 친환경적인 하수 처리 시스템과 하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전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건설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남아메리카 북부에 위치한 베네수엘라다. 현대건설은 2012년 6월 베네수엘라에서 '푸에르토 라 크루즈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카라카스에서 동쪽으로 250㎞ 떨어진 곳에 있는 정유공장의 시설과 설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총공사비는 30억달러에 이른다. 이중 현대건설 계약금액은 20억7992만 달러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중동 지역에 치우쳐 있던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을 중남미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남미는 인구 5억명이 넘는 거대시장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안한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높아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소 주춤하던 중남미 진출이 재개된 것은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인 2012년부터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준공돼 현지 전략 모델이 생산되는 등 중남미 내 현대차그룹의 인지도와 위상이 강화된 시기다. 현대건설 역시 이 흐름을 타고 중남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으로 친환경 프로젝트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첨단 디지털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시티의 역량 제고로 중남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