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또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 임용...'검사 좋아하는 尹정부와 뭔 차이?'
2024.01.10 10:38
수정 : 2024.01.10 10:38기사원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일 김현곤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을 신임 경제부지사로 임명하면서, '또 기재부'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이를 빗대어 "검사 출신 인재를 임용하는 윤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는 말도 서슴없이 나온다.
김 경제부지사는 행정고시 38회로 기획재정부 예산관리과장, 고용환경과장, 재정혁신국장 등을 거쳤으며 2차례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기도 했다.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있던 2018년에는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경제부지사 임명은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진행됐으며, 공모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2명, 중앙은행 출신 2명, 중앙 경제부처 출신 2명, 대기업 임원 출신 2명 등 모두 8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제부지사 공모를 둘러싸고 '가장 스펙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얘기와 '기재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그 소문은 결과적으로 현실이 됐다.
그러나 첫 공모제로 진행된 만큼, 채용 과정에서 '내정'이라는 방식처럼 김 지사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작용했는지 여부는 증명할 방법이 없다.
세번째 경제부지사, 두번째 기재부 출신 임명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에 유난히 민감한 이유는 민선8기 시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김 지사는 첫 경제부지사로 김용진 전 기재부 차관을 내정했으며, 그는 김 지사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시절 기재부 2차관으로 함께 하는 등 김 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런 그는 경제부지사로 취임한지 사흘만에 경기도의회 여야 대표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는 초유의 인물이 됐고, 그 일은 경기도민들에게 '각인'처럼 남아있다.
때문에 벌써 두번째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 임명이 보는 이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 기재부 산하기관이냐" 비판
당연히 야당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도의회 국힘은 "경제부지사를 개방형 직위로 처음 공모한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또 기재부 출신"이라며 "경기도가 기재부의 산하기관으로 비치진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결국 경제부지사 공모는 '내 식구 챙기기를 위한 쇼'라는 오점을 남겼다"며 "경기도는 채용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하지만 김현곤 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후보자들도 같은 생각일지, 들러리를 섰다는 불쾌함을 느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의 '친정사랑'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더 이상 경기도가 '모피아 낙하산 부대'로 불리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출신 좋으면 일 더 잘하나...'선민의식'에 반감 확산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는 중앙정부 출신 인사 영입에 유난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로 민선8기 출범과 더불어 중앙정부 출신의 이른바 '고스펙' 인물들은 '덕수상고' 출신들과 쌍벽을 이루며 경기도 곳곳에 임명돼 지금도 일하고 있다.
중앙정부 출신들에 대한 임용이 환영 받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선민의식'과도 연관이 있다.
중앙정부 출신이어야만 더 능력 있는 것 처럼 여기는 소수의 우월감인 '선민의식'은, 반대로 일생을 지방으로 살아온 경기도에서는 '열등감'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 임용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대부분 여기에서 나온다.
중앙정부 출신이 경기도를 얼마나 잘 이해할 것인지, 또는 지방을 무시하지는 않을 지 등등에 대한 걱정이 곧 반감으로 표현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의회 한 의원은 "중앙정부 출신들의 특징은 지방의회를 잘 모른다는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때로는 이것이 '의회 경시'로 이어져 갈등을 빚고는 한다"며 "경제부지사 임용 과정에서도 이런 의견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