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방송국 난입 괴한 체포, 갱단 폭력에 혼란 증폭

      2024.01.10 09:47   수정 : 2024.01.10 09: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대선 후보가 마약 갱단에게 살해당한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무장 괴한이 방송국을 점령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괴한들은 인명피해 없이 체포되었으며 테러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미국 NPR방송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경찰은 9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과야킬 방송국에 침입한 무장괴한 13명을 모두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볍무장관실은 이들을 모두 테러 혐의로 기소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 사옥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침입해 생방송중인 스튜디오까지 들어갔다.
이들은 총기와 폭약으로 방송 진행자와 관련 직원들을 위협했으며 이는 그대로 생중계됐다. 경찰은 침입 이후 약 1시간 만에 13명을 체포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 당시에는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로스 초네로스 갱단이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이달 7일에는 마시아스가 탈옥해 잠적했다.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으나 7일 이감 직전에 사라졌다. 현재 에콰도르의 주요 교도소는 사실상 갱단이 지배한다고 알려졌으며 마시아스는 복역 중에서도 조직을 계속 통제했다.

노보아는 마시아스의 탈옥 다음날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언 당일 에콰도르 대법원장의 자택 앞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수도 키토 도심에서도 5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 주요 도시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들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 주에 있는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노보아는 9일 방송국 습격 사건 이후 또다시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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