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교도소 인기남"..구속후기 쓴 '칼부림 예고' 20대, 결국

      2024.01.13 14:12   수정 : 2024.01.13 14: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라인에 흉기 난동 예고글을 올려 붙잡힌 20대가 집행유예 선처를 받고도 석방 뒤 "교도소에서 인기남으로 불렸다" 등의 구속 후기를 쓰면서 항소심에서 죗값이 늘었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12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원심에서는 부과하지 않았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중대 강력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칼부림 예고 글을 올려 다수를 협박하고, 경찰력 낭비를 초래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자숙하지 않고 똑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된 뒤부터 집행유예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교도소 인기남으로 불린 일을 쓰며 유사 사건 피의자들과 견줘 자신의 처벌이 가벼운 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라며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으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정신 차리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신신당부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오후 6시56분께 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다른 사람들도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리니까 재미로 그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지가 보이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그러나 A씨는 풀려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당시 검거 당시부터 교도소 내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경찰이 20명 정도 집으로 들어오더니 칼부림 글을 썼는지 물었다. 맞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되묻자 경찰은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끌고 갔다"라고 적었다.

이어 "검사한테 전화가 왔기에 정신병이 있고 장난으로 쓴 글이라고 답했다"라면서 "교도소에서 살인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 인기남이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문 6장 쓰고 집행유예로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확산하자 춘천지방검찰청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A씨가 공권력을 조롱했다며 집행 유예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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