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 '링크-16' 탑재 "현존전력 극대화" 노린다
2024.01.13 23:57
수정 : 2024.01.14 09:56기사원문
13일 정부에 따르면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3200t급인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등 한국형 구축함(KDX-Ⅰ) 3척에 각각 링크-16을 탑재 시범 운영하는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서 미군이 탐지·분석한 표적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받을 수 있는 등 한미연합 군 간 신속하고 원활한 전술정보 공유와 정보교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링크-16은 주로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운용하는 체계로 북한의 함정과 항공기 등에 대응한 한미의 해상·공중 전력의 연합작전 수행능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그동안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엔 링크-11이 탑재돼 함정 등 해상 전력의 작전 상황을 공유는 가능했지만, 한미 연합 대공방어 작전 등을 위해선 링크-16이 탑재돼 있는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DDH-Ⅲ)으로부터 정보를 공유받아야만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 광개토대왕함과 양만춘함은 동해를 수호하는 1함대에, 을지문덕함은 서해를 방어하는 2함대에서 지휘 함정으로써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링크-16을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한화시스템과 약 838억원 규모의 '한국형 합동 전술데이터링크체계(JTDLS) 완성형 함정 7종 체계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부터 기본형 링크-K의 성능 개량 버전인 'JTDLS 완성형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 목표는 기존 링크-K 대비 전송속도 향상, 항 재밍(Anti-Jamming) 기능 추가, 유무선·위성 링크-K 체계 종합, 링크-16·링크-22 등 해외 전술 데이터링크와 체계 연동 등이다.
방사청은 이같이 해군 함정 7종에 한국형 전술데이터링크(링크-K) 운용 체계를 적용, 우리 군이 신속·정확하고 효과적인 육해공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링크-K는 지상·해상·공중의 다양한 무기체계 간 다양한 전술 상황 정보를 실시간 공유·전파하는 전술 데이터망이다. 적군과 아군의 위치, 무장 상태 등 각종 전술 관련 정보가 암호화돼 실시간 공유한다.
관계자는 "미래전에서는 적군과 아군에 대한 다양한 전장 정보를 각기 다른 무기체계에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연동할 수 있는 초연결·초지능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전비태세 유지의 근간이 되는 무기체계 확충을 위해선 크게 적의 미래 위협까지 고려해 최첨단 전력 구상이 가능한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과 현재 보유한 전력의 성능을 향상시켜 새로운 무기체계에 버금가는 능력을 발휘토록 하는' 현존전력 극대화' 두 가지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방안은 전력화 기간과 비용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어 전력을 유지·강화하는 정책은 이를 상호 보완·융합하는 게 최적이라고 부연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 당국이 신형전력 도입을 위해 차기 이지스함인 KDX-III Batch-II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기존 함정에 링크-16을 운용하기로 한 것은 이 두 가지 방안을 융합하고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반 센터장은 "'현존전력 극대화' 방안은 플랫폼 자체가 구형인 것은 한계지만 성능개량을 통해 전력화되었던 시점을 뛰어넘는 임무수행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해역 함대의 기함 성격을 가진 DDH-I 함정에 링크-16을 탑재함으로써 미군 전력과 적시적인 전술정보 공유를 통해 대북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여기에 그치지 말고 현존전력 극대화가 가능한 다양한 요소를 추가로 발굴함으로써 ‘투트랙 전력 발전’의 아키텍처를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